안전조치 이행·예방 체계 여부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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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노동부에 따르면 중처법 시행 이후 지난해 하반기까지 재판이 확정된 사업장은 모두 44곳, 경영책임자는 46명이다. 이 가운데 실형은 2명, 집행유예는 42명으로 집계됐다. 법인 벌금은 최대 20억원, 최소 2000만원, 평균 1억1000만원이었다.
실형이 나온 사례를 보면 공통점이 뚜렷하다. 사법부가 반복된 사고를 실형의 핵심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중처법 1호 실형 확정 사례인 한국제강은 2022년 3월 협력업체 노동자가 노후한 크레인 고리에서 떨어진 1.2톤 무게의 철판에 깔려 숨진 사고와 관련해 처벌을 받았다. 당시 법원은 이 기업이 중처법 시행 전인 2021년에도 사망사고가 있었고, 최근 5년간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으로 10차례 넘게 적발된 전력에 주목했다. 사법부는 안전조치 의무 위반이 상습적으로 반복된 점을 들어 대표이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최근 실형이 확정된 삼강에스앤씨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곳은 2021년 3월과 4월, 2022년 2월까지 1년 사이에만 3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수차례 시정명령에도 기본적인 추락 방지 시설조차 갖추지 않은 채 작업을 강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 대표이사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인에는 중처법 시행 이후 최고액인 20억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결국 한두 번의 사고가 아니라 누적된 방치가 실형을 부른 셈이다.
반면 다수 사건에서는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법 시행 이후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적용 대상이 확대되며 사건이 빠르게 누적됐고 판례도 쌓이고 있지만, 양형은 여전히 신중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법 위반 유형도 대체로 비슷했다. 확정판결 44건에서 가장 많이 확인된 위반 유형은 유해·위험요인 확인·개선 점검 미흡 41회,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의 충실한 업무수행을 위한 조치 미흡 37회였다. 1건당 평균 위반 조항 수는 3.7개였다. 거창한 법리 다툼보다 기본적인 위험 점검과 관리 책임 이행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뜻이다.
법조계에서는 중처법이 현장의 개별 위반행위보다 회사 차원의 안전보건관리 체계 구축과 이행 여부를 따지는 구조인 만큼, 이 같은 판단 방식이 양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정상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중처법은 회사가 중대재해를 막기 위한 체계를 마련했는지를 보는 법"이라며 "체계를 갖췄는데도 불가피하게 사고가 난 경우까지 경영책임자에게 온전히 책임을 물어 실형을 선고하는 데는 법원이 신중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판결 흐름은 사고 발생 자체보다 예방 체계 구축 여부를 더 중시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정 변호사는 "이미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도 같은 방식의 업무를 반복한 사업장은 실형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