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주도 선거로 구성된 의회서 압도적 득표
반군부 세력, 같은 주 '연방민주연합' 결성…내전 지속
|
3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의회는 이날 상·하원 합동투표에서 민 아웅 흘라잉 전 총사령관을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흘라잉 전 사령관은 총 584표 가운데 429표를 얻어 압도적으로 당선됐으며, 나머지 두 후보는 부통령이 됐다. 이번 결과는 군부의 지원을 받는 통합단결발전당(USDP)과 군부가 지명한 군부 할당 의원들이 의회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
흘라잉의 대통령 취임은 '민간 정부'라는 겉옷을 입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군부의 치밀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걸쳐 총선을 강행했다. 그러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등 주요 야당의 출마를 원천 봉쇄하거나 야당이 불공정한 조건에 반발해 불참하면서 군부 정당인 USDP가 의석을 싹쓸이했다.
이를 두고 유엔과 서방 국가들은 민주주의의 탈을 쓴 가짜 선거라며 강하게 비판해 왔다. 선동 및 부패, 선거 사기 등의 혐의로 27년 형을 선고받은 80세의 수치 고문은 여전히 구금 상태이며, 지난해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석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으나 흘라잉의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 대통령 취임은 치밀하게 설계된 정치적 전환의 마무리다. 민 아웅 흘라잉은 지난달 30일 15년간 맡아온 군 최고사령관직에서 물러나면서 측근인 예 윈 우 전 정보국장을 후임에 앉혔다. 미얀마 헌법은 대통령이 군 통수권을 동시에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사령관직 사퇴가 선행돼야 했다. 다만 분석가들은 자신이 직접 후임을 지명한 만큼 군에 대한 장악력은 유지될 것으로 본다.
독립 분석가 아웅 쩌 소에는 "민 아웅 흘라잉은 오랫동안 군 최고사령관이라는 직함을 대통령으로 바꾸려는 야망을 품어왔고, 그 꿈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태국 소재 미얀마전략정책연구소의 나잉 민 칸트 연구원은 민 아웅 흘라잉의 전환을 "절대 권력에서 한 발 물러나 선거를 통해 권력을 나누는 엘리트 관리 전략으로, 책임을 분산시키고 체제 결속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신임 대통령이 직면한 미얀마의 현실은 참혹하다. 독립 연구 단체인 무장충돌위치사건자료프로젝트(ACLED)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발발한 내전으로 지금까지 9만 3000명에 달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군부의 통제력이 훼손되고 국경 지대 곳곳이 반군 수중에 떨어지면서 흘라잉에 대한 군부 지지자들의 비판도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맞서 소수민족 무장 단체와 민주 진영 잔류 세력은 이번 주 '연방민주연합 출현을 위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군사 독재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독재를 완전히 해체하겠다며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분석가들은 글로벌 에너지 및 경제 위기 속에서 저항군이 조직의 결속을 유지하고 투쟁을 이어가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역내 국가들이 흘라잉 신임 행정부와의 관계 강화를 모색할 경우 저항군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