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무대가 고전 명작과 대형 캐스팅으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서로 다른 형식과 해석의 무대가 관객을 기다린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서울시오페라단이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나부코'다. 1986년 국내 초연 이후 40년 만의 재연으로 베르디 초기 걸작이 대형 프로덕션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대 바빌로니아와 유대 민족의 갈등을 배경으로 권력과 구원, 자유를 다루는 이 작품은 합창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무대에는 바리톤 양준모와 최인식이 타이틀롤을 맡고 소프라노 서선영과 최지은이 아비가일레 역으로 출연한다. 자카리아 역에는 베이스 전승현과 임채준이 나서며 지휘자 이든이 한경아르떼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위너오페라합창단을 이끈다.
오페라 베르테르 1막 무대 디자인 국립오페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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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베르테르' 1막 무대 디자인. /국립오페라단
프랑스 낭만 오페라의 정수를 보여주는 '베르테르'도 무대에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이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베르테르'는 섬세한 감정선과 서정적인 음악으로 사랑받아왔다.
영화 연출가 박종원이 연출을 맡아 영상적 문법을 무대에 접목했다. 지휘는 홍석원이 담당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끈다. 베르테르 역에는 테너 이범주와 김요한, 샤를로트 역에는 메조소프라노 정주연과 카리스 터커가 캐스팅됐다.
카르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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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교향악단 콘서트 오페라 '카르멘' 포스터. /KBS교향악단
'카르멘'을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만나는 무대도 마련된다. KBS교향악단은 오는 17~1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카르멘'을 선보인다. 음악감독 정명훈이 지휘봉을 잡는 이번 무대는 별도의 무대 장치 없이 전곡을 연주하는 콘서트 오페라로 1997년 이후 약 29년 만에 이 형식으로 다시 선보이는 공연이다.
작품은 자유로운 집시 여인 카르멘과 그녀에게 매혹된 군인 돈 호세의 비극적 사랑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스페인 남부를 배경으로 한 이 오페라는 강렬한 리듬과 이국적 정서를 담은 음악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레퍼토리다. '하바네라', '투우사의 노래' 등 익숙한 아리아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극적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러시아 출신 메조소프라노 알리사 콜로소바가 카르멘 역을, 테너 갈레아노 살라스가 돈 호세 역을 맡는다. 무대 장치 대신 음악적 해석과 성악가의 표현력에 집중하는 만큼,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성악진의 호흡이 작품 완성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정명훈 KBS교향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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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교향악단 음악감독 정명훈. /KBS교향악단
콘서트 오페라의 흐름은 지역 공연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성남문화재단은 무대 요소를 절제하고 음악과 연기에 집중하는 '오페라정원'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이며, 첫 작품으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오는 10일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조반니 베르가의 소설을 바탕으로 피에트로 마스카니가 작곡한 단막 오페라로, 시칠리아 농촌을 배경으로 사랑과 질투, 복수가 얽힌 비극을 그린다.
소프라노 오예은과 테너 박성규를 중심으로 한 출연진이 참여하며, 김덕기 지휘의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위너오페라합창단이 함께한다. 연출가 조은비가 현대적 해석을 더해 간결한 무대 속에서 작품의 정서를 집중적으로 드러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