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협 의존도 높은 이라크·쿠웨이트·카타르는 수출 막혀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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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이 확대하자,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이후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관련이 없는 선박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통항을 허용했지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은 계속됐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3월 한 달 동안 60% 상승하며 사상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오후 8시(미 동부시간 기준)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4시간 안에 이란의 모든 교량과 발전소 등을 파괴하겠다며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를 압박했다. 그러나 이란 측은 일시적 휴전 조건으로는 해협을 개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동 산유국의 영향은 지리적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이란은 해협을 직접 통제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오만은 송유관과 항구를 통해 해협을 우회할 수 있다. 반면 이라크와 쿠웨이트, 카타르는 대체 수출 경로가 부족해 국제 시장으로의 원유 공급이 제한됐다.
로이터가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와 국제기구 공동 에너지 통계 이니셔티브(JODI)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원유 수출 수익은 전년 대비 약 75% 감소했다. 특히 이라크는 수출 수익이 약 76%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으며 쿠웨이트 역시 약 73% 감소했다.
반면 이란의 수익은 37% 증가했고 오만은 26% 늘었다. 사우디는 수출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 영향으로 수익이 4.3% 증가했다. UAE 역시 물량 감소에도 가격 상승효과로 감소 폭이 제한됐다.
사우디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발생하는 세수와 로열티 증가로 재정 여건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사우디는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기 위해 건설한 길이 약 1200km 동서 송유관을 활용해 홍해 연안 얀부 항구로 원유를 운송하고 있다. 해당 송유관의 수송 능력은 하루 약 700만 배럴 수준이다.
UAE 역시 하루 150만~180만 배럴 규모의 하브샨-푸자이라 송유관을 통해 해협 의존도를 일부 줄였지만, 주요 에너지 시설이 공격받으며 수출 차질이 발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란 전쟁으로 하루 1200만 배럴 이상의 공급 차질이 발생했으며 최근 수십 년 사이 가장 큰 에너지 공급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안보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 화석연료 투자 확대 요구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재생에너지 확대가 공급 충격에 대한 더 근본적인 대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4일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와 UAE 국영 재생에너지 기업 마스다르는 아시아 9개국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22억 달러(약 3조3160억원) 규모 합작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걸프 국가들은 재정 여력이 비교적 충분해 단기 충격은 감내할 수 있지만,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 변동성과 경제 불확실성은 더 확대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