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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 실패에 ‘독립몰수제’ 도입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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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현 기자

승인 : 2026. 04. 07. 19:00

전 전 대통령 사망으로 추징 불가
무죄추정 원칙과 충돌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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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환수하려고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본채 명의자인 부인 이순자 여사 등을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 소송이 법원에서 각하됐다. /연합뉴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미납 추징금 867억원에 대한 환수가 또다시 좌절되면서, 유죄 판결 없이도 범죄 수익을 몰수할 수 있는 '독립몰수제' 도입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7일 아시아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범죄수익환수과 신설 작업을 추진하는 등 독립몰수제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지난달 31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만나 독립몰수제를 도입하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개정안을 이번달 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러한 와중에 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추징 시도가 다시 한번 무산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 2일 국가가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와 옛 비서관 이택수씨, 장남 전재국씨 등 6명을 상대로 낸 연희동 주택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에서 원심 각하 판결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2심 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고 본격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검찰은 지난 2021년 10월 "(연희동 주택) 본채와 정원이 전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에 해당한다면 국가가 채권자대위 소송을 내 전 전 대통령 앞으로 명의를 회복시킨 뒤 추징 판결을 집행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이 같은해 11월 사망함에 따라 재판 진행 과정에서 '사망자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해 추징금을 집행할 수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현행 법체계상 국가가 추징금을 회수하려면 전 전 대통령에게 추징금 채권이 존속해야 한다. 그러나 형사상 추징금은 원칙적으로 상속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근거로 법원은 전 전 대통령 사망 이후에는 추징금 채권이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재 국회에는 범죄 행위자의 사망 등을 이유로 공소제기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도 범죄수익에 대해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개정안 5개가 계류 중인 상황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유죄판결에 근거하지 않은 몰수제도가 다수 운영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형사처벌에 관계 없이 범죄와 개연성 있는 재산을 몰수하는 민사몰수 제도를 운영 중이다. 영국의 경우, '설명되지 않은 부(Unexplained Wealth Order)' 법안을 도입했다. 해당 법안은 자국에서 사용되는 자금의 출처가 의심스럽다고 판단될 시 행위자로 하여금 이를 소명하도록 한 뒤, 소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재산 압류를 할 수 있도록 한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제기구에서조차 독립몰수제를 도입하라고 각 국가에 권고하는 실정"이라며 "도입을 반대한다면 범죄 예방 효과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적 몰수가 불가능하다면, 민사 몰수를 도입하면서 독립 몰수 요건을 완화하는 식의 접근도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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