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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52% ”미국보다 중국 선호“… 트럼프발 불확실성에 등 돌린 동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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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4. 08. 12:57

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2%가 중국 택해 지난해 조사(미국 52.3%) 대비 선호도 역전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은 중국 선호, 필리핀·베트남 등은 미국 선호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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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부산 김해공항 나래마루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이 끝나고 회담장을 나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연합뉴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민들이 미국과 중국 중 하나의 전략적 파트너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더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한 보호무역주의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아세안 내 미국의 입지를 크게 약화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가 발표한 아세안 11개국 정책 입안자 및 학계, 재계 인사 2008명 대상 설문조사의 미·중 양자택일 질문에서 응답자의 52%가 중국을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을 택한 비율은 48%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미국(52.3%)이 중국(47.7%)을 앞섰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선호도가 완전히 역전된 수치다. 국가별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에서 중국 선호도가 높았던 반면 필리핀, 미얀마, 베트남에서는 여전히 미국을 선호해 역내 뚜렷한 분화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중국과의 끈끈한 경제적 밀착뿐만 아니라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이번 설문조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고 원유 판매 통제를 발표한 직후인 1월 5일부터 2월 20일까지 진행됐다.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아세안의 최대 우려 사항으로 '트럼프 치하의 미국 리더십'을 꼽았으며, 글로벌 사기 범죄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그 뒤를 이었다. 스콧 마시엘 전 미국 외교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등 일련의 조치들이 역내 경제적 혼란과 불확실성을 키웠으며, 미국에 대한 아세안의 신뢰 하락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사야 키바 고베시립외국어대 부교수 역시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부터 누적된 미국의 리더십 부재가 트럼프 재집권 이후 지정학적 불안으로 번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수치를 아세안의 전면적인 '친중 선회'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응 치 컨 연구소장은 중국으로의 선회 폭이 좁은 만큼 이를 완전한 전략적 선회로 읽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동남아가 중국을 '선택'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불편한 양자택일을 강요받을 때 중국이 더 이상 불리한 쪽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아세안 국가들이 미·중의 제로섬 게임에 휘말리기보다 일본, 한국, 인도, 호주, 유럽 등 다극화된 파트너와의 협력을 늘려가며 위험을 분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동남아시아인들이 경제적 상호의존성과 지역적 근접성의 무게를 점점 더 자각하고 있으며, 중국 없이는 역내 미래를 구상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수치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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