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는 몸과 마음이 꽁꽁 얼어붙는 '금한수냉(金寒水冷)' 사주가 좋지 않다는 말씀을 드렸었죠? 그런데 사실 명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추운 사주보다 훨씬 더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더운 사주'입니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5월 초 입하부터, 가을 문턱인 8월 초 입추 직전까지 태어난 분들은 사주에 뜨거운 기운이 가득 차기 쉽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타오르는 열기를 식혀줄 시원한 물(水) 기운이 생명줄과도 같습니다. 만약 이 귀한 물 기운이 사주에 하나도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크게 두 가지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첫째는 화염토조(火焰土燥)입니다. 거대한 불길 때문에 땅이 쩍쩍 갈라질 정도로 메말라 버린 형상이죠. 예부터 이런 사주를 두고 '남자는 홀아비, 여자는 과부가 된다'는 기분 나쁜 해석이 따라붙곤 했습니다. 땅이 너무 말라 있으면 생명이 뿌리를 내릴 수 없듯, 사람 간의 인연도 깊게 맺어지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입니다.
둘째는 목분화열(木焚火烈)입니다. 나무가 불길을 이기지 못하고 타들어가며, 결국 그 세찬 불길이 나 자신까지 집어삼키는 모양새죠. 이는 단순히 외로움을 넘어 경제적인 빈곤이나 몸의 병약함, 혹은 자손과의 인연이 끊길 수 있다는 아픈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실제로 예전에 큰 사고로 전신에 화상을 입은 한 여성분이 저를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사주를 보니 전형적인 '목분화열'의 형국이었죠. 사고 전 앳되고 예뻤던 사진을 보여주시는데,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고 이후 곁을 지키던 연인마저 떠나고 홀로 열심히 살아가고 계셨죠. 역술가들이 이런 사주를 보며 때론 악담에 가까운 소리를 하는 이유는, 그만큼 평범한 일상을 파괴하는 힘이 강하고 이별의 굴곡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매사에 더 조심하며 살라는 경고인 셈이지요.
그러니 여름에 태어났는데 사주에 물 기운이 부족한 분들이라면, 생활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처방이 필요합니다. 가능하면 강이나 바다처럼 물 가까운 곳에 머무시고, 평소에 생수병 하나라도 꼭 챙겨 다니며 몸을 축여주세요. 무엇보다 불(火)과 관련된 것들을 멀리하고, 늘 안전사고에 유의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어느새 봄의 온기가 완연한 '청명'의 시기입니다. 하지만 봄이 왔다는 건 여름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뜻이지요. 무더운 여름날 우리에게 간절한 냉수 한 잔이 절실하듯, 우리 삶의 뜨거운 기운을 다스리는 것 또한 자연의 섭리이자 명리의 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