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조5000억원 공급 기대…담보 중심 대출 변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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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9일 은행회관에서 '신용평가체계 개편 T/F 3차 회의'를 열고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 도입방안'을 논의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비롯해 시중은행 행장·부행장, 신용평가사(CB), 신용정보원, 소상공인연합회 등이 참석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평가 기준의 전환이다. 기존에는 담보와 과거 상환 이력 중심으로 소상공인의 신용을 판단했지만 앞으로는 매출, 업종, 상권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의 성장성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평가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정부와 금융권은 대환대출과 정책금융 지원 확대 등 다양한 대응을 추진해 왔지만,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재무적 여건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성장성이 높은 소상공인에게 적절한 평가를 통해 자금이 공급되는 구조가 마련되지 않으면 금융은 여전히 과거의 틀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2025년 기준 소상공인은 약 790만개로 전체 사업체의 95%를 차지하고 종사자는 1090만명으로 전체 고용의 46% 수준이다. 그러나 개인사업자 대출의 약 90%가 담보·보증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사업의 지속성이나 성장성이 신용평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금융위는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SCB)을 도입해 매출, 상권, 인지도 등 비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기로 했다. SCB는 기존 개인 신용등급(CB)에 성장 등급을 결합하는 것으로, 성장성이 높게 평가될 경우 신용등급 상향 효과를 통해 대출 승인, 한도 확대, 금리 우대 등이 가능하다.
금융위는 올해 하반기부터 기업·농협·신한·우리·국민·하나·제주은행 등 7개 은행을 중심으로 약 1조8000억원 규모 소상공인 대출에 SCB를 시범 적용한다.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금융회사별 모형 고도화를 추진하고, 2028년까지 전 금융권으로 확산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신용정보원 내 '소상공인 통합정보센터(SDB)'를 구축해 매출, 고용, 사업 정보 등 비금융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고 신용평가와 상품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금융회사에는 SCB 활용 시 면책과 성과 평가 반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제도 확산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제도가 안착할 경우 연간 약 70만명에 대해 10조5000억원 규모 신규 대출 공급과 약 845억원 수준의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소상공인 업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개인 신용 중심 평가 관행을 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금융 사각지대 해소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미 연체율 관리 부담이 큰 상황에서 평가 기준 변화의 효과는 추가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한 시각도 나온다.
이억원 위원장은 "미래 가치를 평가하는 체계가 금융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며 "제도가 신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