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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사히신문은 9일 "미국과 이란 간 정전 합의가 이뤄졌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며, 대체 조달만으로는 부족분을 메우기 어렵다"며 정부가 약 20일분 규모의 추가 방출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약 90%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중동산 원유에 의존하고 있다. 전쟁 발발 후 사실상 봉쇄된 해협 사태로 인해 내연기관 산업과 발전용 연료의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자, 정부는 이미 3월 중순부터 민간비축 15일분과 국가비축 30일분을 순차적으로 방출해왔다.
◇전쟁과 '에너지 방공태세'
4월 말까지는 기존 방출분으로 국내 수요를 버틸 수 있지만, 일본 정부는 이란전쟁이 장기화되면 추가 비축유 방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사히는 "정부가 20일분가량의 추가 방출을 상정해 정유업계 및 수송망을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일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중동 지역에서의 신규 조달 확대를 발표했다. 4월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0% 이상, 5월 수입량은 50%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유선박이 돌아가는 경로가 길어지고 운송비가 폭등하면서, 조달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 정전 합의 이후에도 해상 항행 안전이 확립되지 않아 '위험 해역' 지정이 유지되고 있는 점도 공급망 불안을 키운다.
에히메현 이마바리시의 기쿠마 국가비축기지 등 주요 시설에선 원유 방출 준비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는 비축유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 추가 방출 시 즉각 대응할 체계를 구축 중이다.
일본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조치는 단순한 시장 대응이 아니라 전쟁 상황에 맞선 에너지 안보 대책으로 봐야 한다"며 "해상 봉쇄가 길어지면 동아시아 전체 에너지 비용이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IEA(국제에너지기구) 기준에 따르면 일본은 약 200일치에 해당하는 석유비축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추가 방출이 그 수준을 근본적으로 흔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전쟁이 확대되면 원유가격 급등과 수송망 붕괴 우려가 동시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항로가 언제 회복될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비축유 추가 방출과 공급선 다변화 대책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번 주 내 관계 부처 협의회를 열어 '전시 수준'의 에너지 비상대응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