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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에 흔들리는 두바이… 아시아 자본, ‘기회의 땅’에서 ‘위험 자산’으로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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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4. 12. 13:08

이란전쟁 6주간 호르무즈 봉쇄로 유동성·신용 위기 노출
"접근 가능했던 자본의 20~40%가 회수 난항"…스타트업·VC 직격
일부 자산가 이미 싱가포르·홍콩으로 자금 이전 시작
UAE STOCK MARKET <YONHAP NO-7022> (EPA)
<YONH지난 9일(현지시간) 두바이 금융시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트레이더들의 모습/EPA 연합뉴스
중동 진출의 황금빛 교두보로 여겨졌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지정학적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 아시아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란전쟁 6주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이 두바이의 안전지대 지위를 흔들며 유동성·신용·시장 신뢰에 이르는 금융 인프라 리스크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두바이를 거점으로 중동·아프리카·유럽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던 아시아의 핀테크·인공지능(AI)·블록체인 기업들이 투자 전략을 전면 재수정하고 나섰다.

두바이는 100% 외국인 소유 허용과 세제 혜택을 앞세워 1670여 개 이상의 기술 기업을 유치해 온 핵심 금융 기지다. 지난해 두바이로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FDI) 140억 달러(약 20조 7970억 원) 중 인도가 21.5%를 차지할 만큼 남아시아와 동남아 자본의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하지만 최근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으로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핵심 데이터 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는 물리적 위협을 넘어 시장의 자본 흐름과 신용 경색으로 번지고 있다.

가장 치명적인 타격은 금융 및 물류 인프라의 마비다.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항구 중 하나인 제벨 알리 항구는 공격 파편으로 가동이 중단됐고, 두바이 국제공항 역시 일부 운영을 멈췄다. 여기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석유 가격이 한 달 만에 60%나 폭등해 배럴당 100달러(14만 8550 원)를 돌파하자 운임 시장에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닥쳤다. 신흥 시장 투자 플랫폼인 파셋의 라피자 가잘리 소비재 금융 전무는 "테크 기업들에게 진짜 위협은 물리적 인프라가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 등 핵심 경로가 흔들리며 무너진 시장의 신뢰와 금융 인프라의 마비"라고 지적했다.

아시아 투자자들의 자본 이탈 조짐도 뚜렷하다. 안디 리안 블록체인 컨설턴트는 "불안감을 느낀 아시아의 부유층과 투자자들이 유동 자산을 안전지대인 싱가포르나 홍콩으로 빼내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블록체인 동맹의 라즈 카푸어 회장은 "현재 접근 가능한 자본의 20~40%가 묶여 있는 상태"라며 "지역 분쟁과 무관하다고 여겨졌던 두바이의 '안전 신화'가 깨진 것이 가장 큰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허브로서의 기본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혼란을 영구적인 구조적 변화라기보다는 스트레스 테스트(위기 대응 능력 평가) 성격의 일시적 충격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복합적인 안보 위협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두바이를 바라보는 아시아 투자자들의 불안한 시선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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