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청정기술 수출 확대…에너지 지형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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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에 따르면 이라크 바그다드에 거주하는 알리 알카잘리는 최근 약 2000달러(약 298만원)를 들여 중국산 옥상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를 설치했다. 석유 생산국인 이라크조차 발전용 천연가스를 일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여름철 전력 공급 차질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그는 "사람들이 청정에너지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개인 차원을 넘어 각국 정부 정책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사태를 "역사상 최대 수준의 에너지 공급 차질"로 평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년 만에 다시 한번 화석연료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각국은 태양광·풍력 발전 확대와 함께 전기차 보급을 주요 대응책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전환이 특정 국가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리스크로도 지적된다.
글로벌 청정에너지 싱크탱크 엠버는 "중국은 이미 태양광과 전기차 분야에서 지배적 위치를 확보한 상태"라며 "이번 위기 이후 중국의 청정기술 수출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구조적으로도 중국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IEA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기술 생산의 약 80%, 전기차 생산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엠버가 분석한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 전기차, 풍력 터빈, 배터리 등 청정기술 수출 규모는 수백억 달러에 달한다.
이란 전쟁 이후 이러한 흐름은 더 가속화하고 있다. 엠버에 따르면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3월 기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연료 가격 상승이 전기차 수요를 끌어 올린 결과로 풀이된다.
영국 전력업체 옥토퍼스 에너지는 3월 태양광 패널 판매가 전월 대비 78% 증가했다고 밝혔다. 외부 공기에서 열을 추출해 난방에 활용하는 히트펌프 판매도 두 배 이상 늘었다.
신흥국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필리핀에서는 인프라 투자회사 액티스가 추진 중인 대형 태양광·배터리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태양광과 리튬이온 배터리를 결합해 하루 최대 13시간 전력 공급이 가능하며, 수입 LNG보다 낮은 비용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배터리 가격 하락이 이러한 경제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수년 전부터 태양광과 전기차를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다. 그 결과 생산 능력이 수요를 초과할 정도로 확대됐으며, 가격 경쟁력도 크게 높아졌다.
이로 인해 수익성은 낮아졌지만, 저렴한 가격은 해외 수요 확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재생에너지 수출업체들은 최근 수출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태양광과 풍력은 한 번 설비를 구축하면 지속해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화석연료보다 구조적 장점을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화석연료는 지속적인 수입이 필요해 지정학적 리스크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WSJ은 "이란 전쟁이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결과적으로 중국의 친환경 산업 영향력을 더 확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