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끝난 뒤 기뢰 제거·호위 작전 추진…'유럽 독자 안보'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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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국가들은 기뢰 제거와 군함 파견 등을 포함한 다국적 연합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이 구상은 이란 전쟁이 끝난 후 시행될 것이며, 미국은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 구상에 대해 "교전 당사국을 포함하지 않는 방어적 임무"라고 밝혀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을 모두 배제하는 방향임을 시사했다. 유럽 외교 당국자들 역시 작전이 미국 지휘 체계와 별도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WSJ은 전했다.
이와 관련, 마크롱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오는 17일(현지시간) 국제 화상 회의를 열어 호르무즈 해협에서 안전한 통행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미국은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구상의 목표는 전쟁 이후 해운사와 보험사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이용할 수 있도록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있다. 현재 해협에는 수백 척의 선박이 발이 묶여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유럽은 ▲선박 이동을 위한 물류 지원 ▲대규모 기뢰 제거 ▲프리깃함·구축함을 활용한 호위 및 감시 체계 구축 등 3단계 계획을 검토 중이다.
특히, 기뢰 제거는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란이 전쟁 초기 해협 일부에 기뢰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뢰 제거는 항로 정상화의 전제 조건으로 평가된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유럽은 150척 이상의 기뢰 제거 함정을 보유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 미국보다 우위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기뢰 제거 작업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해협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동안 해외 군사 개입에 신중했던 독일도 이번 작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이 참여할 경우 재정 여력과 군사 자산을 바탕으로 작전 규모가 확대할 수 있다.
이번 작전은 이란의 동의 없이는 추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전투가 종료된 이후에만 임무가 가능하다"며 이란과 오만 등 인접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럽 내부에서는 미국 참여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프랑스는 미국이 포함될 경우 이란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영국은 미국 배제가 작전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논쟁은 최근 미·유럽 간 긴장 관계를 반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의 방위 부담을 비판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에 군함 파견을 요구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으로 재개방하자는 입장을 밝혔지만, 유럽은 이에 선을 긋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무력 개입이 "비현실적"이며 오히려 군사적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해협 정상화를 위해서는 군사적 보호 체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즈타바 라만 유라시아그룹 유럽 담당은 선박 보호를 위한 호위 체계 구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이 추진하고 있는 이번 구상은 단순한 해상 안전 확보를 넘어, 전후 국제 질서에서 유럽이 어느 정도까지 독자적 안보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