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 우선인가, 행정 편의인가"… 벼랑 끝 선 육군협회, 국방부 결정에 '망연자실'
국회와 국방부, 그리고 주최 측인 육군협회의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며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이하 KADEX 2026)은 개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여 각 주체별 핵심 쟁점과 확인된 사실을 중심으로 이번 사태를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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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원회 부승찬 의원은 이번 사태를 'K-방산의 품격'에 관한 원칙론으로 접근하고 있다.
부 의원이 제기하고 실무 자료로 입증한 사실관계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보안 공백의 실체가 확인됐다. 2024년 행사 당시 외국 업체와 민간인이 국가 중요 시설에 4개월간 출입했음에도, 국방보안업무훈령상 필수인 보안 서약서가 전무했다는 점을 폭로했다.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닌 군 보안 시스템의 '형해화'라는 지적이다. 즉 '뼈대(骸)만 남고 살(形)은 없어졌다'의 의미로 보안 절차가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며, 내용 없이 겉치레만 남았다고 강조한 것이다.
둘째, 기업 허위 홍보 행위로서, 육군협회가 육군의 공식 지원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육군 예산과 인력이 지원된다"는 취지의 공문으로 기업들을 모집했음을 육군본부 답변서를 통해 확인했다.
세째, 절차적 정당성 결여 부분으로, 국방부의 정식 국유재산 사용 허가 전 '계룡대 개최 확정'을 공표한 행위를 "초법적 행태"로 규정하며 행정 절차의 정상화를 부 의원측은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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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유연한 행정을 펼쳤던 국방부는 15일 육군협회에 공문 발송을 기점으로 '원칙 고수'로 급선회했다.
국방부는 '국유재산법 제30조'를 'KADEX2026'의 충남 계룡대 비상활주로 사용 불허의 법적 근거로 제시했다. KADEX 전시회 준비 및 개최 기간이 비상 활주로 기능 유지와 계룡대 보안 임무 수행에 실질적인 '장애'를 초래한다고 공식 판단한 것이다.
한편 육군협회가 개최 정당성으로 언급한 '공익적 홍보'이나 KADEX는 민간 단체의 '수익 사업'임을 분명히 하며 선을 그었다.
국방부의 가장 강력한 조치는 "과거의 승인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살펴보겠다"는 '소급 감사 예고' 선언이다. 이는 전임 지휘부의 결정까지 들여다보겠다는 배수진으로, 주최 측의 법적 대응 예고에 대해 '보안 실태 점검'이라는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익명의 법무법인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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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몰린 육군협회의 모 관계자는 국방부의 결정이 '행정 편의주의적 폭거'라며 다음과 같이 조심스럽게 본지와의 취재에 응했다.
첫째로 '신뢰 보호의 원칙'으로 2년 전 동일 조건에서 승인했던 사안을 이제 와서 불허하는 것은 행정의 일관성을 저버린 처사라는 입장이다. 2024년 대회 당시 단 한 건의 보안 사고도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둘째로 국익 저해 우려 측면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지원하는 국제 전시회임에도 국방부가 장소를 불허함으로써, 이미 계약을 마친 글로벌 방산 기업들과의 신뢰가 깨지고 막대한 위약금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세째로 K-방산 전시화라는 '공익성'을 주장하고 있다. 전시회 수익은 육군 복지와 방산 생태계에 재투자되며, 민간 외교의 장으로서 국방 홍보의 연장선에 있다는 논리로 '수익 사업' 프레임에 반박하고 있다.
협회 측은 지금이라도 국방부가 대화의 장으로 나와 보안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보완책'을 함께 논의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K-방산의 성공을 위해 군과 민이 힘을 합쳐야 할 때, 오히려 군이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느냐"는 육군협회 고위 관계자인 K모씨의 절규에 국방부가 어떤 수정 제안을 내놓을지가 이번 사태 해결의 마지막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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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협회는 부 의원이 제기한 '보안 공백'에 대한 실질적인 답을 내놓아야 한다. 또한 국방부 역시 이번 감사가 특정 단체 압박용이 아닌, '군사 자산 관리의 표준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계룡대 활주로의 빗장이 다시 열릴지, 아니면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할지는 결국 우리 군과 방산계가 '법과 원칙'이라는 기본값에 얼마나 충실하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