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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소방관 목숨 앗아간 ‘공장 화재’…대책 마련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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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기자

승인 : 2026. 04. 16. 16:47

소방관 2명 순직한 완도 공장 화재
샌드위치 패널이 화재 규모 키워
문경·평택·이천에서도 같은 이유로 순직
노후 자재 교체 유도 방안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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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화재가 발생한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소방관들이 진화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화마 속으로 뛰어드는 것은 소방관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그러나 소방관들의 사명감을 뒷받침해야 할 안전 대책과 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현장의 위험을 완화해주지 못하고 있다. 화재가 대형 사고로 번지는 주요 원인인 노후 공장 내 샌드위치 패널 등 가연성 외장재는 여전히 전국 곳곳에서 화재 위험에 노출된 채 방치되고 있다. 공장들의 화재 보험료를 다르게 적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가연성 자재 교체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 14일 전남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고(故) 박승원 소방경과 노태영 소방교에 대한 영결식이 엄수됐다. 두 소방관은 12일 오전 8시께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했다. 당시 불길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다량의 검은 연기가 발생했고, 밀폐된 공간에 유증기(기름이 기화한 증기)가 축적되며 대원들이 내부로 진입한 지 3분 만에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년 사이 화재 현장에서 희생된 소방관은 벌써 3명째다. 지난해 11월 고양시 덕양구 자동차공업사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출동했다가 중태에 빠진 소방관이 4개월여 만인 지난 3월 숨을 거뒀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5~2024년까지 화재 진압과 구조 등 활동을 벌이다 순직한 소방관은 3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3명 이상의 소방관이 현장에 투입됐다 목숨을 잃은 것이다.

소방관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최대 원인 중 하나로 노후 건물 내 '샌드위치 패널'이 꼽히고 있다. 완도 냉동창고 역시 천장과 벽면에 불에 타기 쉬운 우레탄폼을 바르고 그 위를 패널로 마감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소방당국이 뿌린 물이 내부까지 흡수가 되지 않고 계속 연기가 발생하며 수색과 구조가 늦어지기도 했다. 2024년 1월 경북 문경 육가공 공장 화재(2명 순직), 2022년 1월 경기 평택 냉동창고 건설 현장 화재(3명 순직), 2021년 6월 경기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1명 순직) 등도 모두 같은 이유로 피해가 커졌다.

이 같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2010년대 샌드위치 패널에 난연(연소 속도가 느린 자재) 성능 기준을 적용하고 2021년부터 준불연(거의 연소되지 않는 자재) 이상의 성능을 요구하는 등 규제가 강화됐지만, 지은 지 10년이 넘은 공장에는 여전히 샌드위치 패널 등 가연성 외장재가 설치돼 있는 실정이다. 기준 강화 이전에 지어진 공장 건축물은 소급 적용을 받지 않은 탓이다.

전문가들은 노후 자재에 대한 교체 강제가 아닌, 유도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백동현 가천대 소방방재학과 명예교수는 "샌드위치 패널은 다른 자재에 비해 저렴해 인기가 많은데, 이를 쓰지 말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며 "가연성 자재를 사용하는 시설에 화재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등 정책적으로 사용 억제를 유도해 차츰 줄여나가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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