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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유 폭등에 글로벌 항공편 감축…운항 축소·요금 상승 동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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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4. 19. 12:28

20대 항공사 대부분 감편…5월 운항 용량 약 3% 감소·연간 성장률 최대 3% 감소 하향
"유럽 재고 6주분"…가격·물리적 공급 이중 압박
델타, 분기 연료비 25억달러 증가...장거리 할증료 최대 40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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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항공 항공기가 17일(현지시간) 벨기에 자벤템의 브뤼셀 국제공항 활주로를 달리고 있다./로이터·연합
이란 전쟁 발발로 항공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세계 20대 항공사 중 1곳을 제외한 대부분이 5월 운항 편수를 줄이고, 항공기를 지상에 계류하는 긴급 감편 체제로 전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같이 전하고, 항공 데이터 분석업체 시리엄(Cirium)이 5월 글로벌 운항 용량이 약 3%포인트(p) 감소했다고 집계했다고 보도했다.

초기 중동 항공사·공항·영공에 국한됐던 혼란이 전 세계로 '전염(contagious)'되면서 여름 성수기를 흔들 수 있는 구도로 확산됐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유럽의 항공유 재고가 약 6주분에 불과하다고 경고하면서 가격 급등에 더해 물리적 공급 부족 가능성까지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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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찍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 모습./AFP·연합
◇ 중동발 항공 혼란 글로벌 확산…성장률 전망 4~6% 증가→최대 3% 감소 하향

블룸버그는 이번 항공업계 혼란이 전쟁 발발 초기 중동 항공사·공항·영공에 국한됐다가 이후 전 세계로 퍼지면서 수익성 높은 여름 성수기를 흔들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시리엄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5월 글로벌 운항 용량은 약 3%p 감소했고, 세계 20대 항공사 중 1곳을 제외한 대부분이 감편을 단행하면서 시리엄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6% 증가에서 최대 3% 감소 가능로 하향 조정했다.

리처드 에반스 시리엄 선임 컨설턴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추가적인 감축이 발생할 가능성이 극히 크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감편 흐름이 다수 항공사가 분쟁이 당분간 사업에 해악을 끼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자기보호 모드(self-preservation mode)'에 진입한 신호이며, 모든 전투가 곧 종료되더라도 훼손된 인프라 복구에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짚었다.

IEA는 유럽의 항공유 재고가 약 6주분 남았다고 추정했고, 라이언에어·버진애틀랜틱·이지젯은 모두 5월 중순 이후 공급 가용성을 전망하지 못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유럽연합(EU) 대변인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까운 미래에' 항공유 공급 차질에 직면할 수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상황 지속에 대비한 공동 행동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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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 트럭이 17일(현지시간) 독일 쇠네펠트의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공항 활주로에 서 있다./EPA·연합
◇ KLM 80편 취소·루프트한자 파업·연료 위기 동시 직격…노후기 계류로 기단 재편

네덜란드 항공사 KLM은 이날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서 향후 1개월간 왕복 80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유럽 최대 항공사인 독일 루프트한자는 지난주 연쇄 파업이 연료 위기를 가중시키면서 자회사 시티라인을 폐쇄해 항공기 27대를 즉시 운항 중단시키고, 연료 소모가 큰 노후 광동체기(widebody jets)를 집중 계류하는 방식으로 연료 효율 중심의 기단 재편을 단행했다.

틸 슈트라이헤르트 루프트한자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항공유 비용의 급격한 상승과 지속적인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고려할 때 기단 및 운항 용량 축소 조치를 앞당기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루프트한자 산하 에델바이스 브랜드는 미국 덴버·시애틀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라스베이거스 운항 빈도를 줄였으며, 에어캐나다는 몬트리올·토론토발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JFK) 공항 노선을 취소했다.

노르웨이 저가항공사 노르스애틀랜틱(ASA)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전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영국 버진애틀랜틱은 운항 1년 만에 런던~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노선을, 영국항공은 사우디 제다 노선을 각각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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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 항공편 정보 표시판이 다수의 루프트한자 항공편 결항을 알리고 있다./AFP·연합
◇ 델타 "분기 연료비 25억달러 증가"…헤지 없는 미·중 항공사, 최대 비용 부담

에드 바스천 미국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분기 연료비가 25억달러(3조6700억원) 추가 발생한다면서 "수익성이 낮은 노선, 원하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노선들은 재검토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업계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는 무차별적 감편이 아닌 수익성 기준 선별적 노선 축소 전략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블룸버그는 유럽 항공사들이 향후 수개월 치 연료를 상당 부분 헤지(hedge·선도계약을 통한 위험 회피)해둔 반면, 세계 최대 운항 용량을 보유한 미국 항공사 대부분은 헤지를 하지 않아 가장 큰 연료비 청구서를 떠안게 됐다고 분석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9월까지 운항 용량을 5% 줄이기로 했으며, 델타는 약 3.5%의 용량 감축과 함께 운임 인상을 병행하고 있다.

중국 본토 항공사들도 연료 헤지 수단 부재로 일일 결항이 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중국 항공 데이터 제공업체 다스트(DAST) 자료를 분석해 전했다. 아울러 블룸버그NEF가 집계한 데이터에서도 중국 항공사들의 국내선 운항 편수가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여행객들은 5일간의 5월 노동절 황금연휴 직전 결항 통보에 대한 불만을 소셜미디어(SNS)에 잇따라 게시하고 있으며, 전 세계 여행객들이 여름·가을 휴가를 예약하는 시점에 비수요 목적지 노선이 글로벌 항공 노선도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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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항공 항공기가 3월 17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을 겨냥한 이스라엘 공습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베이루트 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AFP·연합
◇ 캐세이·콴타스 감편 확대…전문가 "항공유 고가 장기화 시 결항 확대"

홍콩 캐세이퍼시픽항공은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아시아·태평양 노선 운항 빈도를 2% 줄이고, 적자 운영 중인 저가 자회사 HK익스프레스는 6%의 더 가파른 감축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장거리 왕복 노선에는 최대 400달러(58만7000원)의 연료 할증료가 부과되면서 운임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라비니아 라우 캐세이퍼시픽 고객·상업 담당 임원은 11일 성명에서 "항공편을 정상 운영하기 위한 모든 적절한 수단을 강구했으나 대폭 증가한 연료비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호주 콴타스항공은 미국 노선 감편과 함께 국내선 운항 용량을 약 5% 줄이면서 회계연도 하반기 연료비가 8억 호주달러(8400억원) 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고, 나이지리아 항공사들은 연료비 인하 조치가 없으면 수일 내 운항을 중단할 수 있다며 '실존적 위협'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굿보디증권의 더들리 섄리 애널리스트는 "항공유 가격이 장기간 높은 수준에 머무른다면 결항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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