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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두 배 넘는 빚부담…형지, 재무력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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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6. 04. 20. 18:36

지난해 영업익 275% 급등에도
금융비 417억, 자회사 부진 겹쳐
로봇 신사업 등 돌파구 모색 중
패션그룹형지
패션그룹형지가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과중한 금융비용 부담에 발목이 잡혔다. 차입 구조에서 발생하는 이자 비용이 영업이익을 웃돌면서, 실적 회복이 재무 안정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패션그룹형지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52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78억원으로 전년(47억원) 대비 약 275% 증가했다. 판매관리비를 약 383억원 절감하며 비용 효율화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문제는 금융비용이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금융비용은 417억원으로 영업이익의 2.3배에 달했다. 이로 인해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은 239억원, 당기순손실은 257억원을 기록했다. 이익을 내고도 차입 구조로 인해 적자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현금흐름도 불안정하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약 151억원으로 전년(96억원)보다 개선됐지만, 같은 기간 지급이자는 161억원으로 이를 상회했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상당 부분 이자 지급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내부 유보 여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재고자산 964억원, 매출채권 249억원이 묶여 있어 운전자본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

재무건전성 지표도 한계 수준에 근접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는 5013억원, 자본총계는 698억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부채비율은 718%에 달한다. 통상 안정권으로 여겨지는 20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1년 내 상환해야 할 유동부채는 3360억원으로 유동자산(1509억원)의 두 배를 넘어서며 단기 유동성 압박도 큰 상태다. 2024년 말 8억원 수준이던 이익잉여금은 1년 만에 마이너스(-) 247억원으로 급감하며 결손 상태에 진입했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발생한 결손에 대해서는 상법 규정에 따라 그동안 적립해 온 이익준비금을 활용해 결손보전을 진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연결 실적을 받쳐야 할 자회사들의 부진도 부담이다. 네오패션형지는 지난해 약 50억원, 아트몰링은 8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여기에 회사가 관계사(형지엘리트, 형지I&C 등)에 제공한 지급보증 한도는 총 1361억원으로, 이들의 상황에 따라 재무 부담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패션그룹형지는 기존 사업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신사업에 지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건 하반기 출시에 나설 '웨어러블 로봇'이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사람의 신체에 착용해 근력 보조와 움직임을 지원하는 웨어러블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형지엘리트 자회사 형지로보틱스를 출범시키는 등 집중 육성하고 있다. 초고령 사회의 시니어 케어와 산업 현장의 안전 수요를 겨냥한 신사업이다. 올해 초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투자에도 나섰다. 30여 년간 쌓아온 인체공학적 의류 설계 노하우를 로봇 착용감에 접목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신사업의 실적 기여 시점에 대해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로봇 산업 특성상 제품 개발부터 인증, 시장 안착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 연간 수백억 원대의 이자 비용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사업이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기존 패션 부문의 수익성 극대화가 버팀목이 될 수밖에 없다. 형지는 지난 2월 상품과 영업을 아우르는 통합 운영체제를 도입하며 크로커다일레이디 등 주력 여성 캐주얼 패션 브랜드들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태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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