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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설탕 담합’ CJ제일제당·삼양사 前 임직원, 1심 징역형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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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현 기자

승인 : 2026. 04. 23. 17:07

李 엄벌 주문 이후 첫 판결
"담합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
법원 박성일기자 2
서울중앙지법/박성일 기자
3조원대 규모의 설탕 가격 담합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표급 임원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담합 행위 제재를 주문한 이후 나온 첫 판결인 만큼, 이번 선고는 향후 유사 기업 사건들에 대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검찰은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이 담합을 계속 조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두 회사는 이전에도 담합 행위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류지미 판사는 23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 전 CJ제일제당 식품한국총괄과 최모 전 삼양사 대표이사에게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직원들도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에는 각각 벌금 2억원이 선고됐다. 해당 법은 양벌 규정을 두고 있어 개인이 위반 행위를 하면 법인도 반드시 책임을 지는 구조다.

재판부는 "법 기본 취지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왜곡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거래 시장에서 기업 간 담합이라 하더라도 최종적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죄책 역시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두 회사는 과거 담합사건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자진신고자 감면을 통해 형사 고발과 과징금을 면제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임직원이 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다만 법원은 두 회사가 담합 행위로 인해 폭리를 취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제 가격이 공시되는 점과 대형 실수요업체의 가격 협상력, 원당 가격 추이와 환율 등을 고려하면 두 회사가 폭리를 취할 수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은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국내 설탕 가격의 변동 여부와 폭, 시기 등을 사전에 합의해 3조2715억원 규모의 담합을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수사 결과, 담합 행위로 인해 설탕 가격은 담합 발생 전보다 최고 66.7%까지 올랐다. 검찰은 이들이 설탕 원재료인 원당 가격이 오를 때는 설탕 가격을 올리면서 원당 가격이 하락할 때는 설탕 가격 인하를 과소 반영한 것으로 봤다.

이날 재판은 이 대통령이 담합 행위에 대해 엄벌을 요구한 이후 나온 첫 법원의 판단이라는 데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주재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 사회에는 설탕, 밀가루, 육고기 등 경제 산업 전반에서 반시장적인 담합 행위가 뿌리 깊게 퍼져 있다"며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고 시장 신뢰를 훼손하며 국민 경제 발전을 방해하는 암적인 존재"라고 지적했다. 이어 "담합 이득을 훨씬 넘어서는 무거운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며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한편, 검찰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전분당·부산물 가격 담합 사건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1심 판결을 존중하지만 유사 사건 처리 전례를 봤을 때 공감 가지 않는 양형"이라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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