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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데강덜 오젠허난, 소가수다”…제주 구좌사람들, 서울 한복판서 ‘고향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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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완 기자

승인 : 2026. 04. 2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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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제주도구좌읍민회 한마음잔치애서 회원들이 마을별 퍼포먼스와 한마음 경기를 하고 있다./부두완 기자
"옵데강덜 오젠허난, 소가수다.(모두 오셨습니까, 먼 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반가움과 정이 담긴 제주 사투리가 행사장을 채운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피크닉장. 제33회 재경제주도구좌읍민회 한마음잔치에는 출향민과 가족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고향 제주에서는 각 리를 합쳐 100여명이 서울로 상경해 함께 하며, 서울과 제주를 잇는 끈끈한 애향심을 보여줬다.

◇마을 천막 아래서 다시 뭉친 구좌 사람들
피크닉장 한켠 12개의 천막은 아래에는 마을별로 제주 맛집이 차려졌다. 삶은 돼지고기와 제주 전통 순대를 썰어 접시에 올리고, 마늘장아찌를 곁들였다. 여기에 몸국과 자리물회, 떡까지 더해지며 금세 고향 밥상이 완성됐다.

접시를 건네는 손길과 함께 "이거 먹어 봅써"라는사투리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 짧은 한마디에 고향의 시간이 되살아났다. 서로 다른 도시에서 살아가던 이들은 상을 사이에 두고 다시 가까워졌다. 제주에서는 빙떡 한 접시, 자리물회 한 그릇만으로도 하나로 이어지는 '괸당 문화'가 있다. 이날 피크닉장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입장식 대신 마을별로 퍼포먼스가 펼쳐지며 노래와 율동, 구호가 이어졌다. 작은 마을 공동체에서 시작된 움직임은 점차 하나로 모였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흐름 속에서 괸당 중심의 제주 공동체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서울과 제주, 괸당으로 다시 이어지다

서울제주도민회 김상윤 회장을 비롯한 부회장단과 각 시·읍·면민회 회장단이 참석해 자리를 함께했다. 또한 제주 구좌읍에서는 안석봉 읍장을 비롯해 각 리 이장단, 주민자치위원장, 체육회장, 청년회장단, 부녀회장단 등 100명 이상이 대거 상경해 공동체의 의미를 더했다.

다만 최근 항공료에 유류비가 추가되면서 1인당 약 7만원의 부담이 더해졌고, 면세유 가격 상승과 비료 수급 차질 우려까지 겹치며 지역 경제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행사 무대에 오른 재경 구좌읍민회 정승택 회장은 "행사를 위해 제주에서 올라온 한 분 한 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한 명 한 명씩이름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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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구좌읍민회 정승택 회장이 재경구좌읍민회 한마음 잔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부두완 기자
◇다양한 인재를 키운 땅 구좌
12개 리로 구성된 구좌읍은 고위 공무원, 학자, 판·검사, 4성 장군, 대기업 임원 등 다양한 인재를 배출해왔다. 2명의 제주도지사(김태환, 우근민)와 국회의원, 교육감을 배출하며 제주 정치·행정의 중요한 축을 형성해왔다.

구좌 출신 사로는 부승찬 국회의원, 부석종 전 해군참모총장(현 튀르키예 대사), 부상준 인천고법 부장판사, 부중배 전 공군소장, 김상윤 서울제주도민회 회장 등이 있으며, 다수의 대학교수와 전문가들이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해가 기울어도 사람들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또 언제 보쿠광(볼까요)"이라는 인사가 이어졌고, 연락처를 다시 확인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누군가는 돼지고기 수육과 마농지시(풋 마늘대 장아찌)를 곁들여 먹으면서 조용히 말했다. "여기 오면 고향 온 거 담수다."


부두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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