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닛산, 중국 거점 활용 확대…개발비 50% 절감·개발주기 7년→2년 단축
현지화 성과 제한 속 수출 확대 병행…中 수출 16% 증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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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현지화 전략의 성과가 '좋게 평가해도 중간 정도 성과(moderately successful at best)'에 그치자, 독일 폭스바겐(VW)·일본 닛산(日産)자동차 등은 중국을 세계 수출 거점으로 병행 활용하는 방향으로, '인차이나 포 차이나(in China, for China)'에서 '인차이나 포 더 월드(in China for the world)'로 전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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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5월 3일까지 진행되는 베이징 모터쇼에서 '인차이나 포 차이나'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 파트너사 기술을 활용한 신모델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독일 아우디 하위 브랜드의 E7X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bZ7 세단, 폭스바겐의 ID. AURA T6 중형 크로스오버가 주요 출품작이다.
현대자동차는 비너스(Venus)·어스(Earth) 프로토타입 2종을 공개하고 연내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닛산은 하이브리드 SUV를, 미국 포드자동차는 전동 브롱코(Bronco)를 각각 전시했다.
블룸버그는 이 모델들이 모두 중국 기술 또는 합작 파트너사와 공동 개발됐다며 1980년대 서방 완성차 업체들이 가솔린차 제조를 위해 처음 합작사를 설립하던 당시와 정반대 구도라고 설명했다.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 집계에 따르면 전동화 비중은 2021년 5분의 1에서 2024년 50%로 급등했으며, 2030년에는 80%를 넘어설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이 사실상 국경을 봉쇄한 사이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됐고, 글로벌 업체들은 이제 현지 파트너사에서 핵심 기술·소프트웨어(SW)를 조달해 중국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는 구조에 놓이게 됐다.
이에 내연기관 중심의 글로벌 업체들이 이 전환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blindsided)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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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계속 확대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보험 데이터·S&P글로벌·앨릭스파트너스 집계에 따르면, 원산지 기준 중국 내 경승용차 판매 점유율에서 중국 토종 브랜드는 2021년 43%에서 2024년 61%·2027년 72%·2030년 76%로 상승 곡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산은 2021년 3%에서 2024년 이미 0% 수준으로 급락했고, 미국산은 2021년 10%에서 2024년 7%·2027년 3%, 2030년 2%로 계속 하락하는 궤도다. 유럽산은 2021년 22%에서 2030년 14%로, 일본산은 같은 기간 22%에서 8%로 각각 두 자릿수 점유율을 반납할 것으로 예측됐다.
블룸버그는 이를 '피할 수 없는 확대 흐름(An Inevitable March)'이라고 규정했다. 중국 내수 시장이 올해 1분기에만 17% 위축되는 상황에서 비야디(BYD)와 지리(吉利·Geely)자동차도 수출을 적극 확대하며 같은 방향의 전략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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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 전략의 성과는 업체별로 크게 엇갈리고 있다. 도요타의 bZ3x는 이번 모터쇼에서 새로 공개된 bZ7 세단과 같은 제품군 모델로, 출시 후 1년간 약 9만 대가 판매됐는데, 10만9800위안(2370만원)이라는 가격이 직전 모델보다 6000달러(886만원) 낮은 수준으로 비야디의 저가 모델과 같은 가격대에 진입한 것이 판매를 견인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반면 아우디는 젊은 중국 소비자를 겨냥해 전통적인 네개의 링 로고를 배제한 대문자 'AUDI' 브랜드로 상하이(上海)차(SAIC)와 공동 개발한 E5 스포트백을 지난해 9월 출시했으나, 3월 공격적 가격 인하 이후 반짝 판매 급증분을 포함해도 1만 대에 그쳤다.
블룸버그는 현지화 전략이 '좋게 평가해도 중간 정도 성과'에 불과하다며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중국 소비자 수요 대응에서 글로벌 업체들이 뚜렷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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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위축과 현지화 성과 한계가 맞물리는 구조적 압박 속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을 세계 수출 거점으로 병행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개발비가 다른 지역보다 최대 50% 낮은 중국 동부 연구·생산 거점의 비용 경쟁력을 수출 전략의 핵심 기반으로 삼고 있으며, 지난해 중동·베트남 수출을 시작한 데 이어 동남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로 수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닛산은 중국 거점 유지를 통해 차량 개발 주기를 통상 최장 7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중국 내 판매 확대와 수출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공식화한 상태다.
중국의 승용차 수출은 올해 최소 1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2025년에는 해외 판매 시장 구조가 더욱 다변화·균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2026년 수출 추정치는 이란과의 전쟁 장기화를 전제로 산출된 것이어서, 지정학적 변수가 향후 수출 전망의 핵심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 있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결국 세계 성장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오직 그럴 때에만 경쟁 기회가 열린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