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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독립성 낮추는 비상임이사 제도… “노동이사 권한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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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04. 29. 18:15

공공기관 통합 속도에도 이사회 활성화 ‘요원’
기후부 산하 15곳에 부처·기관 고위 당연직
이사회 안건 사전 보고, 부처 입김 가능성
노동이사제 대안 거론, 권한 제약에 사각지대
basic2026
이재명 정부가 각 부처 조직을 개편해 효율화하고 산하 공공기관의 통합에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각 기관별 정관에 따라 운영되는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할 규정 마련 없이는 근본적 체질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사회 거수기'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비상임이사의 당연직과 노동이사 제도의 사각지대가 오히려 공공기관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15인 이내로 구성되는 공공기관의 이사회는 기관장이 임명하는 상임이사와, 임원추천위원회 및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비상임이사로 구분된다. 이사회는 비상임이사를 통해 기관 특성에 맞는 전문성을 갖추고 정부의 간섭을 견제할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지만, 구성원들의 조직 경영 이해도가 낮고 책임 의식이 부족하다는 한계점에 대한 비판도 있다.

특히 주무 부처나 관계 부처 고위 공무원 등이 당연직 비상임이사로 참여하면서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서 상급 기관의 영향력이 사전에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사회 안건이 상정되기 전 당연직 이사의 사전 보고 단계에서 관련 부처나 재정 기관의 실질적인 검토가 이뤄지며 자율적 의사결정이 제약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산하기관 가운데 당연직 비상임이사가 활동하는 곳은 15곳으로 기후부와 기획예산처,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고위직 임원 17명이 선임돼 있다. 이밖에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한국남동발전 임원도 당연직으로 임명됐다.

공공기관 이사회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비상임이사의 전문성 강화와 함께 노동이사의 권한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각계의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임명된 비상임이사가 조직 운영과의 괴리로 이사회 깊숙이 안착하지 못하는 한계를, 실제 근로자 대표 중에서 선임되는 노동이사 제도로 보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2022년부터 운영된 공공기관 노동이사는 이사회 의장 선출에서 배제되고 안건 부의권이 없어 정상적인 역할 수행이 어려운 데다, 노동조합 강제 탈퇴 규정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거나 근로자의 입장을 대변하기 어렵다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노동정책에 큰 폭의 변화가 예고되면서 국정과제 중 하나인 노동이사제의 활성화 시기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대통령 취임 1주년이 다가오는 지금까지 관련 정책 개편의 움직임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에 대한민국노동이사협의회와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16일 노동이사제 확대와 활성화를 촉구하는 정책 요구사항을 청와대에 전달하기도 했다.

나종엽 대한민국노동이사협의회 공동의장은 "공공기관의 이사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비상임이사의 선임 기준을 강화해 전문성의 조직 적합도를 판단하고, 노동이사의 권한을 확대해 외부 견제 기능과 근로자 의견 수렴이 이뤄지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재정경제부가 노동이사제의 운영 상황을 직접 점검해 보고 문제점을 진단해 해소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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