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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헐리우드 뛰어 넘을 무기는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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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6. 05. 06. 16:27

100% 생성형 AI 韓 장편 영화 2편, 이달 중 개봉
AI로 만든 배우·시나리오는 아카데미 후보 제외
"AI가 바꿀 영화 미래,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어"
브루탈리스트
지난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등 3개 부문을 석권한 영화 '브루탈리스트'는 제작진이 출연진의 헝가리어 억양 연기를 AI로 수정해 논란을 일으켰다./제공=유니버설 픽쳐스
AI(인공지능)의 본격적인 활용과 관련해 국내외 영화계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쪽에서는 AI로 만들어진 연기자와 시나리오의 영화상 수상을 금지하는 규정이 만들어지는가 하면, 또 다른 한쪽에서는 100% 생성형 AI 영화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아카데미 상을 주최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AI가 창조한 배우 혹은 챗봇이 쓴 시나리오를 아카데미 수상 후보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새 규정을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AMPAS에 따르면 연기 부문에서는 AI로 탄생된 등장 인물 혹은 다른 배우의 모습이 더해진 출연자는 수상 자격이 얻을 수 없으며, 각본 부문에서도 '인간' 작가가 저술한 시나리오만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새 규정은 내년에 개최되는 제99회 시상식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에이리언 로물루스
2020년 사망한 배우 이안 홈이 유족의 동의 하에 AI로 부활해 2024년 개봉작 '에이리언: 로물루스'에서 연기하고 있는 장면이다./제공=IMDB
AMPAS의 이번 조치는 빠른 속도로 발전중인 AI가 장차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을지 모른다는 영화인들의 공포와 우려를 담고 있다. 실제로 2024년 개봉했던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이미 사망한 연기자를 AI로 부활시켜 논란을 빚었다. 45년 전 1편에서 인조인간 '애쉬'를 연기한 영국 배우 이안 홈은 2000년 숨졌는데, '…로물루스' 제작진이 유족의 동의 하에 홈의 얼굴을 빌려와, AI로 '애쉬'와 같은 모델의 인조인간인 '룩'을 만들어낸 것이다. 또 지난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촬영·음악상을 휩쓴 '브루탈리스트'는 AI로 수정된 연기자들의 헝가리어 억양 연기가 삽입돼 찬반양론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올해 2월에는 중국의 AI 영상 생성 모델인 '시댄스 2.0'으로 제작된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의 격투 및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와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의 만남 영상이 공개돼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블 히어로물 '데드풀과 울버린'의 렛 리즈 작가는 크루즈와 피트의 영상을 SNS로 공유하며 "말하기 싫지만, 아마 우리는 끝장일 것같다"고 심경을 밝혀, 영화인들이 AI에 품고 있는 불안감을 대변했다.

한편 100% 생성형 AI로 구현된 한국 장편 영화 두 편이 오는 21일 극장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로봇을 둘러싼 미래 사회의 윤리적 충돌을 그린 '아이엠 포포'와 동명의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긴 '한복 입은 남자'다. 지난해 공개됐던 한국 최초의 AI 장편 영화 '중간계'가 AI 영상에 '인간' 배우들의 연기를 더한 것과 달리, 두 작품 모두 AI로 창조한 가상의 연기자들만 출연시켰다.

AI영화제작 신기술 세미나
실사에 AI를 더한 하이브리드 영화 제작 방식에 대해 소개하는 '실사+AI 극장세미나'가 지난 3월 31일 롯데시네마 가양점에서 열렸다./조성준 기자
지난 3월 '실사+AI 극장세미나'를 열어 국내 AI 영화 제작 기술의 현 주소를 점검한 장동찬 AI시네마 대표는 국내외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미세한 감정 표현과 스토리텔링 능력은 AI가 '인간' 배우와 작가를 아직 따라오지 못한다. 그러므로 실사와 AI를 합친 하이브리드 제작 방식이 향후 대세를 이룰 것"이라면서도 "지금의 발전 속도라면 AI가 시나리오와 연기 등 영화 제작의 모든 공정을 대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I가 바꿀 영화의 미래를 현재로서는 누구도 제대로 예측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애니메이션의 도시 부천을 AI 영화 제작의 허브로 견인중인 신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AI를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맹신할 필요는 없다. 그저 영화를 만드는 또 하나의 새로운 방식이 생겼다고 받아들이면 될듯싶다"며 "거대 자본과 첨단 기술을 앞세워 전 세계 극장가를 호령하던 할리우드 일극 체제가 AI에 의해 다극 체제로 달라질 수도 있다. 오랫동안 골리앗처럼 군림해온 그 친구(할리우드 영화인)들이 AI라는 다윗의 새로운 무기 앞에서 불안해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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