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도산안창호함, 캐나다 60조 계약 앞두고...韓잠수함 최초 태평양 횡단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505010000566

글자크기

닫기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5. 05. 12:06

국내 잠수함 최초의 태평양 횡단, 진해에서 캐나다 서부까지 편도 약 14,000km
K-해양방산 최강 기술력 입증, 한화 독자 설계·건조한 3,000톤급 잠수함의 장기 항해 능력과 작전 성능 전 세계 증명
0505 도산안창호함02
해군 3,000톤급 잠수함 1번함 도산안창호함(SS-Ⅲ)이 4일(한국시간) 군수적재를 위해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입항했다. 3월 25일 진해군항에서 출항, 4월 7일 미국 괌 해군기지에 기항하여 1차 군수물자 적재하고, 지난 4일 미국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기항하여 2차 군수물자 적재한다. 이후 5월 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에스퀴몰트항 입항 및 한·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 실시한 후, 6월~7월 하와이로 이동해 다국적 해상훈련인 림팩(RIMPAC) 훈련 참가할 예정이다. / 대한민국 해군
대한민국 해군 역사에 전례 없는 이정표가 세워졌다. 국내 독자 기술로 설계·건조된 3,000톤급 잠수함(KSS-III) 1번함 '도산안창호함'이 진해군항을 떠난 지 40일 만인 4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JBPHH)에 공식 입항했다.

한국 잠수함이 태평양을 단독 횡단해 미 전략 요충지에 발을 디딘 것은 해군 창설 이래 최초다. 단순한 기항을 넘어, 우리 군이 보유한 전략적 억제 자산이 '대양(大洋)'에서도 완전한 작전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국제사회에 처음으로 실증한 장면이었다.


진해에서 진주만까지… 수천 킬로미터의 증명

해군본부는 4일 공식 발표를 통해 '도산안창호함'이 지난 3월 25일 경남 진해군항을 출항해 태평양을 횡단, 하와이에 성공적으로 입항했다고 밝혔다. 함정은 중간 경유지인 괌에 4월 7일 도착해 약 2주간의 항해에 따른 기술 점검과 군수 보급을 마친 뒤 다시 동쪽 항로를 잡아 한 달여 만에 최종 기착지인 하와이에 도달했다.

이번 항해의 총 경로는 진해에서 괌과 하와이를 거쳐 캐나다 서부까지 편도 약 14,000km(7,700해리)에 달하는 역대 최장 항해 거리를 기록할 예정이다. '도산안창호함'은 전 구간에서 공기불요추진체계(AIP·Air-Independent Propulsion)를 적극 활용했다. AIP는 외부 공기 없이도 장시간 잠항이 가능한 첨단 추진 방식으로, 수중 은밀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기술이다. 군 관계자는 "이번 전개 과정에서 AIP를 활용한 잠항 능력과 장거리 항해 시 함정 안정성이 완벽하게 검증됐다"고 밝혔다.

'도산안창호함'은 2021년 해군에 인도된 KSS-III 배치-I의 선두 함정이다. 수중 배수량 3,700톤, 길이 83.5미터 규모로, 이전 세대 손원일급(1,800톤)의 두 배에 달하는 크기를 자랑한다. 수직발사관(VLS) 6기를 탑재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운용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북한에 대한 전략적 억제력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설계·건조 전 과정을 국내 기술로 완성한 사실상 첫 번째 전략 잠수함이라는 상징성도 크다.


캐나다 연합훈련… 방산 수주 '실전 쇼케이스'

하와이 입항은 최종 목적지가 아니다. 도산안창호함은 군수 보급과 승조원 휴식을 마친 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 에스퀴몰트항으로 향할 예정이다. 이번 원양 전개의 핵심 목적은 캐나다 해군과의 연합협력훈련 참가다.

군사적 목적과 함께 이번 훈련에는 또 다른 전략적 함의가 담겨 있다. 캐나다 정부는 현재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한 차기잠수함도입사업(CPS·Canadian Patrol Submarine Project)을 추진 중이다. 12척 규모에 약 60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사업에는 한국을 비롯해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 주요 방산국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산안창호함'의 캐나다 방문은 단순한 군사 교류를 넘어 'K-잠수함'의 성능을 캐나다 해군에 직접 선보이는 실물 시연의 장이 될 전망이다.
해군은 이번 훈련을 통해 양국 해양안보 협력 기반을 다지는 한편, 국내 방산 기술의 신뢰도를 제고해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한 포석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방위산업 관계자들은 "실제 태평양을 횡단해 도착한 잠수함이 바로 옆에서 함께 훈련하는 장면 자체가 최강의 세일즈"라고 평가했다.


"세계 어디서든 작전"… 대양해군 시대 열다

해군 관계자는 "'도산안창호함'의 태평양 전개는 우리 군의 독자적인 전략 자산이 세계 어디서든 작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번 훈련을 통해 국내 최초 독자 설계·건조 3,000톤급 잠수함의 압도적 작전 성능을 증명하고 양국의 해양안보 및 방산협력 강화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해군은 오랫동안 '연근해 해군'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반도 주변 해역을 방어하는 데 특화된 전력 구조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도산안창호함'의 태평양 횡단은 그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사건으로 해석된다. 국산 잠수함이 자력으로 수천 킬로미터의 외양을 주파하고, 미국·캐나다 등 태평양 동안(東岸)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음을 실증한 것이다.

K-해양방산 전문가들은 이번 전개가 한국 해군의 질적 도약을 상징한다고 입을 모은다.
심규찬 전 해군제독은 "잠수함 전력의 핵심 가치는 은밀성과 생존성에 있다. 적이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광역 해역에 전개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강력한 억제력이 된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도산안창호함'이 태평양 어딘가에서 잠항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대에게는 계산하기 어려운 변수가 생긴다"고 밝히며, 이번 '도산안창호함'의 14.000km에 이르는 태평양 단독 횡단작전의 전략적 의미를 강조했다.

국산 기술의 집약체인 '도산안창호함'이 태평양을 넘어 북미 대륙까지 작전 영역을 넓힘에 따라 대한민국 해군은 명실상부한 '대양해군'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고히 했다.
앞으로 KSS-III 추가 함정들이 속속 전력화될 경우 한국의 수중 전력은 지역 강국을 넘어 글로벌 수준의 잠수함 운용국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0505 도산안창호함03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 참가를 위해 도산안창호함 (SS-Ⅲ) 승조원들이 지난 4일(한국시간) 군수적재차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입항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도산안창호함은 이번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 참가를 통해 국내 최초 독자 설계·건조한 3,000톤급 잠수함의 우수한 작전성능을 증명하고 양국 해양안보와 방산협력 강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 대한민국 해군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