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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기소 특검법’ 위헌 논란에… 법조계 “헌정질서 흔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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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승인 : 2026. 05. 05. 17:50

李대통령 연루 사건 모두 수사 대상
공소유지 여부 결정 권한까지 부여
"특정인 위한 별도의 특검 도입은
헌법상 평등 원칙에 어긋나" 지적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지난달 30일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최근 발의한 이른바 '공소 취소 특검법'을 두고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특별검사(특검)가 이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의 공소 취소를 결정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둔 건 이해충돌 소지가 크고, 헌법상 평등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호사 단체를 비롯해 시민단체, 법학계 일각에서도 "헌정 질서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달 30일 발의한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는 이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건 모두 특검의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또 특검에게 공소유지 여부에 대한 결정 권한까지 부여, 법안에 '공소 취소'라는 표현은 없지만 사실상 특검이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검 수사 대상 12건 가운데 이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연루된 사건은 모두 8건이다. 대법원이 지난해 5월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교사 사건을 제외하면,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배임 의혹 사건 등 6건은 1심 단계에 있다. 이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지난해 6월 대선 이후 중단된 상태다.

문제는 이 대통령이 연루된 1심 재판에 대해 특검이 재수사를 거쳐 공소 취소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이 피고인인 사건의 공소를 취소하는 이른바 '셀프 면죄부'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형사소송법 제255조에 따르면 공소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파기환송심과 항소심 단계에선 공소 취소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특검법을 두고 위헌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검찰권 오남용 의혹의 진상을 규명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그 내용은 우리 헌법이 정한 권력분립과 형사사법 절차의 기본 원리를 중대하게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치주의와 형사사법 절차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는 민주당의 입법에 분명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실련은 "민주당은 특검에 사실상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을 즉각 재검토하고 삭제하라"며 진행 중인 재판과 사법부 독립을 침해할 수 있는 조항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235명의 변호사가 소속된 '사단법인 착한법 만드는 사람들'도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특정인을 위한 별도의 특검을 도입하는 것은 입법의 출발부터 헌법상 평등 원칙에 반한다"며 위헌적 입법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특정인의 재판 결과를 바꾸기 위해 사법 절차 자체를 변형하려는 시도"라며 "이는 헌법이 보장한 권력분립과 견제·균형의 원리를 근본적으로 파괴하고, 사법권 독립이라는 헌정 질서의 핵심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법학계 일각에서도 이번 특검법이 특검 제도의 본질과 헌법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조작수사·기소로 문제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그동안은 증거를 통해 법원에서 무죄나 공소 기각으로 판단해 왔을 뿐 특검으로 간 전례는 없었다"며 "왜 대통령 사건에만 예외적으로 특검을 도입하느냐는 점에서 평등 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는 구조 역시 이해충돌 소지가 크다"며 "특검은 권력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한 제도인데, 이번 법안은 오히려 대통령 관련 사건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제도의 본질과 맞지 않는다"고 했다.

공소 취소 특검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안,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포기, 조작기소 국정감사 등 정부·여당이 '개혁'이란 명목으로 밀어붙인 일련의 조치들이 결국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특검이 무위로 돌아갈 경우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이 공소 취소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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