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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이슈]삼성·현대차 印 거점서 정치 격변…영화배우 신당이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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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5. 07. 13:33

'국민배우' 비제이의 TVK, 234석 중 108석 차지
50년 양당체제 깨고 타밀나두주 단일 최대 정당 등극
인도 산업·도시화 1위 거점…청년 표심이 신인 정당 띄워
India State Election <YONHAP NO-4186> (AP)
인도 타밀나두 주의회 선거에서 영화배우 출신 정치인 비제이가 이끄는 신생 정당 타밀라가 베트리 카자감(TVK) 지지자들이 4일(현지시간) 첸나이에서 비제이의 사진을 들고 개표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 TVK는 234석 중 108석을 차지하며 50년 가까이 타밀나두 정치를 양분해온 두 거대 정당을 동시에 따돌렸다/AP 연합뉴스
인도 최대 제조업 주(州) 타밀나두에서 영화배우 출신 정치인 조셉 비제이(52)가 이끄는 신생 정당이 이번 주 발표된 주의회 선거에서 1위에 올랐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공장, 애플 협력사들이 자리 잡은 인도 제조업 거점에서 50년 가까이 이어져온 양당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제이가 2024년 창당한 타밀라가 베트리 카자감(TVK)은 주 의회 234석 가운데 108석을 차지하며 단일 최대 정당이 됐다. 50년 가까이 타밀나두 정치를 양분해온 드라비다진보연맹(DMK)과 전인도안나드라비다진보연맹(AIADMK)을 동시에 따돌리는 이변이었다.

다만 절대 과반(118석)에는 미치지 못해 타밀나두 역사상 처음으로 과반 미달 의회가 출범하게 됐다. M.K. 스탈린 현직 주 총리가 5일 사임한 뒤 TVK는 인도국민회의(INC) 소속 당선자들과 연정에 합의해 다수 의석을 확보했고, 비제이는 6일 라젠드라 알레카르 타밀나두 주지사를 만나 정부 구성 절차에 들어갔다.

타밀나두는 인도 제조업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이다. 지난 회계연도 11% 가까운 성장률로 인도 전체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됐고, 비제이는 이 흐름을 이어 향후 10년간 타밀나두 경제를 1조5000억 달러(약 2210조원) 규모로 키울 것을 공약했다. 이 주는 현대차와 르노그룹·아쇼크 레일랜드·TVS모터스 등 자동차 기업이 밀집해 '아시아의 디트로이트'로 불리고, 애플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과 삼성전자도 대형 가전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런 산업 집적이 곧 이번 정치 격변의 토대였다. 타밀나두는 인구의 48%가 도시에 사는, 인도 대형 주 가운데 도시화율 1위 지역이다. 자동차·전자·IT 산업 단지가 몰린 도시에는 일자리를 따라 들어온 청년 인구가 두텁게 깔려 있고, 양당 체제에 대한 피로감도 이들 사이에서 가장 짙었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85.1%로 타밀나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분석가들은 TVK가 두 거대 정당의 청년·여성·도시·신규 유권자 표밭을 통째로 흡수했다고 짚었다. 첸나이의 청년 유권자 사라스 쿠마르는 "기존 정당을 떠나 TVK로 표를 옮긴 가장 큰 이유는 정치적 변화에 대한 갈망이었다"며 "내 선거구 후보가 31세였다는 점은 젊은 세대에게 기회를 주는 흐름이 시작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비제이 자신이 이 청년 표심을 끌어낸 인물상이기도 하다. 타밀나두에는 영화 스타가 정치인으로 변신해온 오랜 전통이 있는데, M.G. 라마찬드란과 자얄랄리타, 시나리오 작가 카루나니디까지 모두 영화계 출신으로 주 총리를 지냈다.

비제이는 1992년 10대 시절 인도 영화계에 데뷔해 '길리'·'투파키' 같은 흥행작으로 슈퍼스타에 오른 인물이다. 최근작 '카티'와 '사르카르'에서는 농민 자살과 부패 같은 사회 문제를 다뤘고, 실업 청년·어부·제빵사·정직한 경찰 같은 노동계급 캐릭터를 연기하며 청년과 서민층의 호감을 키워왔다. 그는 2024년 TVK를 창당한 직후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TVK 측은 "공평한 경제 성장을 표방한다"며 반도체와 전기차, 항공, 인공지능(AI), 첨단 제조업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TVK 관계자는 "경제 성장은 우선 과제"라며 "관료 절차가 줄어들면 타밀나두로 투자가 몰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당선자 다수가 정치 신인이고 TVK 자체가 출범 2년이 채 안 된 정당인 만큼 산업계는 향후 정책의 큰 틀이 어떻게 잡힐지 지켜보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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