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르포] “해동 후 바로 굽는다”…삼양사, 냉동생지 시장 공략 본격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508010001844

글자크기

닫기

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5. 10. 10:04

온도·습도 자동 제어되는 1600평 스마트팩토리
RTB 생지 확대…“숙련 제빵사 없어도 균일 품질”
2027년 풀 캐파 가동 목표…일본 시장 진출 추진
21. 삼양사 인천2 냉동생지 증설공장 전경2
삼양사 인천2 냉동생지 증설공장 전경./삼양사
"2년 뒤에는 지금보다 3배 수준의 MS(시장점유율)를 확보해 국내 냉동생지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 7일 인천 중구 삼양사 인천2공장에서 만난 양철호 삼양사 식자재유통BU(비즈니스유닛)장은 냉동생지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카페·베이커리 업계의 인력난과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반죽과 발효 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는 냉동생지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베이커리 업계에서는 숙련 제빵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생산 효율성과 품질 균일화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냉동생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크루아상과 페이스트리 등 프리미엄 베이커리 소비가 확대된 점도 시장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국내 냉동생지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9900억원 수준에서 오는 2030년 1조3000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양사는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천2공장에 대규모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약 520억원이 투입된 인천2공장은 지난 2월 준공 이후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생산량은 연간 기준 1500~2000톤 수준이지만, 최대 연간 5000톤 규모까지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8. 반죽과 버터를 수차례 접고 펴서 얇은 층을 겹겹이 만드는 공정1
반죽과 버터를 수차례 접고 펴서 얇은 층을 겹겹이 만드는 공정./삼양사
이날 찾은 생산라인 내부는 일반적인 제빵 공장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생산시설이 자리한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크루아상과 페이스트리 반죽이 일정한 간격으로 이동하고 있었고, 작업장 내부는 공정별 조건에 맞춰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배합부터 믹싱, 성형, 급속동결, 포장까지 대부분 공정은 자동화 설비를 중심으로 운영됐다.

생산라인 가운데 가장 눈에 띈 곳은 페이스트리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인 '라미네이션' 구간이었다. 반죽 사이에 버터층을 넣고 반복적으로 접고 펴며 미세한 결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삼양사는 이 공정의 정밀도를 높여 균일한 층 형성과 식감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층 형성 정도에 따라 빵의 부피감과 식감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냉동생지 품질 경쟁력의 핵심 공정으로 꼽힌다.

라미네이션 공정을 거친 반죽은 영하 31℃ 급속동결 터널을 지나 냉동생지로 완성됐다. 일반 냉동 방식은 반죽 내부에 큰 얼음결정을 만들 수 있지만, 급속동결은 얼음결정 크기를 최소화해 해동 이후에도 빵의 결과 식감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완성된 제품은 자동 포장라인을 거쳐 곧바로 출하 대기 상태로 넘어갔다.

현장 자동화 수준도 높았다.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지만 생산라인 운영 인원은 최소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공정별 온도와 압연 두께, 발효 조건 등을 데이터 기반으로 제어해 작업자 숙련도에 따른 품질 편차를 줄이도록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13. 성형된 페이스트리 시트
성형된 페이스트리 시트./삼양사
삼양사는 발효 전 단계인 RTP(Ready To Prove) 제품뿐 아니라 발효까지 마친 RTB(Ready To Bake) 제품 생산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RTP 제품은 매장에서 별도 발효 공정을 거쳐야 하지만, RTB 제품은 해동 후 바로 구울 수 있어 작업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양 BU장은 "RTB 제품은 매장 내 수작업 공정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숙련 제빵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냉동생지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사는 원재료 경쟁력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밀가루와 유지류 등 주요 소재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냉동생지 품질 안정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자체 냉동생지 브랜드 '프레팡'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현재는 식품기업과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등을 중심으로 기업간거래(B2B) 공급 비중이 높지만, 향후에는 소비자용(B2C) 제품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 협의도 진행 중이다. 특히 일본 냉동생지 시장은 국내보다 큰 규모로 평가되는 만큼 주요 공략 시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삼양사는 오는 2027년까지 인천2공장을 최대 생산 규모 수준으로 가동한 뒤 추가 증설도 검토할 계획이다. 향후 온라인 채널과 자사몰 '서브큐'를 통한 소포장 제품 출시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양 BU장은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생산 안정화와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 일본과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18. 삼양사 양철호 식자재유통BU장이 냉동생지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3
양철호 삼양사 식자재유통BU장이 냉동생지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삼양사
이창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