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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국 넥써쓰(NEXUS) 대표가 지난 2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넥써쓰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최근 회사의 행보를 이같이 밝혔다. 온체인 게임 플랫폼 '크로쓰(CROSS)'를 출발점으로 커뮤니티와 스테이블 코인, 결제 시스템 등 인프라를 누적해 온 끝에 게임 플레이어의 주체가 인간에서 인공지능(AI) 에이전트로 확장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설명이다. 장 대표는 "퍼즐을 하나씩 더 늘려가는 것이지 버리는 게 없다"고 했다.
크로쓰 플랫폼에 온보딩한 '씰M'은 출시 캠페인 2주 만에 광고 없이 조회수 1억1000만회를 기록했다. 1500개 이상의 관련 영상이 자발적으로 생성됐고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30만 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성과는 넥써쓰의 실적 반등으로 이어졌다. 넥써쓰는 2025년 매출 약 3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6% 성장했고 영업이익 약 9억5000만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약 116억 원, 영업이익 약 1억3200만 원이다. 장 대표는 "2년간 운영해서 라이프사이클이 끝났다고 평가받던 게임에 블록체인을 붙였더니 매출이 40배 났다"며 "두 게임의 차이는 블록체인과 우리 플랫폼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반 게임사들까지 아우르는 허브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크로쓰샵은 월드페이와의 협업을 통해 146개국으로 결제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장 대표는 "블록체인 게임에 부정적인 회사들도 많다"며 시장 상황을 짚었다. 앱 마켓의 높은 수수료 구조를 벗어나려는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구글과 애플의 결제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웹샵(자체 결제 창구)을 도입하려는 게임사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가장 좋은 웹샵을 우리가 제공하겠다는 사업을 이미 시작했고 인프라를 갖추고 나니 플레이어가 사람에서 에이전트로 확장됐다"고 덧붙였다. 넥써쓰는 5월 중 중국 대형 시뮬레이션 게임(SLG) 독자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블록체인 인프라 고도화도 함께 진행 중이다. 거버넌스 투표 98% 찬성을 얻은 메인넷 2.0 '브레이크포인트'는 6월 1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리저브 물량의 60%를 스테이킹(토큰 예치 후 보상을 받는 구조) 보상으로 전환해 연간 약 176%의 보상률(APR, 변동)을 제공하는 경제 시스템도 마련했다. 현재 유통량의 51%가 스테이킹에 참여 중이다.
초기 약 29억4000만원(200만 달러)이던 온체인 총 자산 가치(TVO)는 2026년 4월 기준 약 8226만 달러를 기록했다. 3월(약 581만 달러) 대비 약 1317% 증가한 수치다. 장 대표는 "크로쓰가 실질적인 펀더멘털을 서비스로 구축하고 유지해 가고 있음을 성과로 증명하면 스테이킹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더 큰 이익을 얻으려는 시너지가 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인프라를 정비한 넥써쓰가 다음으로 비중을 높이는 분야는 AI 에이전트다. 현재까지 2200만 개 이상의 에이전트가 참여한 '몰티로얄'은 AI 에이전트들이 스스로 전략을 수립하고 상호작용하는 서바이벌 플랫폼이다. 에이전트의 판단과 행동이 실시간 텍스트 로그로 공개돼 이용자가 관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획부터 출시까지 60시간 만에 완성한 서비스로, 사내 AI 활용의 생산성을 가늠하는 사례로도 꼽힌다.
장 대표는 AI 에이전트를 둘러싼 글로벌 움직임이 올해 1월부터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엔비디아 GTC에서 젠슨 황이 오픈소스 AI 에이전트를 기업용으로 구현한 제품을 소개했고 텐센트도 곧바로 유사한 제품을 내놨다. 반면 국내 업계는 뚜렷한 대응에 아직 나서지 않고 있다는 시각이다.
몰티로얄의 수익 모델 구체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장 대표는 다양한 방식을 시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장권 판매를 시도하는 한편 자체 토큰 몰츠(Molts)를 도입해 입장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용자가 에이전트 경쟁 결과를 예측해 후원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이용자가 충분히 모이면 수익 모델 적용은 이용자 확보보다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게임에서 거쳐온 과정과 다르지 않다는 게 장 대표의 판단이다.
넥써쓰의 수석 고문으로 합류한 송재경 고문 역시 이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송 고문은 AI와 블록체인을 게임에 접목하는 연구에 관여하고 있다.
넥써쓰는 기술 표준 선점을 위해 리눅스 재단 산하 에이전틱 AI 파운데이션(AAIF)에 합류하고 트론의 B.AI 프로젝트와도 협력하고 있다. 트론 측은 에이전트가 LLM(대형 언어 모델) 구동 비용을 토큰으로 직접 조달하는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넥써쓰는 이 구조에 크로쓰 플랫폼의 결제 인프라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합류했다. 장 대표는 "에이전트가 무언가 수행하려면 LLM을 써야 하고 그 비용을 에이전트 스스로 벌어서 충당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부 표준 논의에 참여하는 동시에 사내 업무 방식도 같은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넥써쓰는 개발 도구를 커서(Cursor)에서 클로드 코드(Claude Code)로 바꾸는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AI 토큰 비용은 한때 월 2억원에 달했으나 현재 1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장 대표는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기의 학습은 탐색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며 "비용의 절대치보다 결과물 대비 효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앤트로픽 창업자 다리오 아모데이의 말을 인용해 컴퓨터 앞에서 인간이 수행하던 업무 방식이 기술적으로는 이미 전환점을 지났다고 언급했다.
장 대표는 인간의 지적 노동을 AI가 대체하기까지 남은 시간을 두고 1년에서 10년까지 시각이 엇갈린다며 다양한 전망을 소개했다. 그는 "지금 시점이 근로를 통해 삶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