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베트남, 남중국해 인공섬 또 늘렸다…中과 매립 경쟁 격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510010002053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5. 10. 10:31

1년 새 매립지 2.16㎢ 추가…누적 11.21㎢, 항만도 12→15곳
中은 파라셀 안텔로프에 6㎢ 매립…양국 격차 다시 벌어져
韓 원유·수출선 통과 핵심 항로…동아시아 무역에 부담 우려
clip20260510102812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AMTI)가 8일(현지시간) 공개한 위성영상. 베트남이 점유한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그리어슨 암초(왼쪽, 5월 3일 촬영)·페틀리 암초(오른쪽 위, 4월 10일)·사우스 암초(오른쪽 아래, 5월 3일)에 새 항만 3곳이 들어서고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CSIS·AMTI·Vantor·Planet 캡쳐 갈무리
베트남이 지난 1년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베트남명 쯔엉사·중국명 난사) 군도에 2.16㎢ 규모의 인공 매립지를 새로 추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중국은 파라셀 군도 안텔로프 암초에서 더 큰 규모로 매립을 시작하면서 양국 격차는 도리어 벌어졌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AMTI)는 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베트남이 지난해 3월 측정 이후 1년 사이 스프래틀리 군도에 534에이커(약 2.16㎢)의 매립지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베트남이 군도 내에서 매립으로 만들어낸 인공 면적은 약 2771에이커(11.21㎢)에 이른다. 매립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파괴된 산호초 면적은 약 4120에이커(16.67㎢) 규모다.

베트남 최대 거점은 바르크 캐나다 암초로, 지난해 봄 매립 작업이 완료됐다. 베트남은 이후 다른 거점으로 매립 범위를 넓히는 한편, 매립이 끝난 거점에는 항만·항행 시설을 짓는 단계로 넘어갔다. 위성사진에서는 그리어슨·페틀리·사우스 암초에 새 항만 3곳이 형성되는 모습이 포착됐고, 랜즈다운 암초에서도 항만 건설로 보이는 작업이 시작됐다. 이로써 베트남이 스프래틀리에서 운영하거나 건설 중인 항만은 모두 15곳이 됐다. 이 가운데 11곳이 2021년 이후 새로 지어진 항만들이다.

바르크 캐나다 암초에는 도플러 VHF 전방향 무선표지(DVOR) 항행 비콘도 새로 설치됐는데, 보고서는 "이 비콘이 다른 베트남 점거지에서는 관측된 적이 없다"며 "사정거리 약 100해리(약 185㎞) 안에 있는 베트남 항공기에 정밀 항행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베트남이 중국을 따라잡는 듯하던 흐름은 다시 벌어졌다. 지난해 초까지 베트남 매립 누적이 중국에 근접하던 추세였으나, 중국이 파라셀(베트남명 호앙사·중국명 시사) 군도의 안텔로프 암초(베트남명 다이샴·중국명 린양자오)에서 본격적인 매립에 들어가면서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AMTI는 중국의 누적 인공 매립지가 약 5460에이커(22.10㎢), 산호초 파괴 면적이 약 6224에이커(25.18㎢)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안텔로프를 빼면 베트남의 산호초 파괴 누적이 중국의 89% 수준이었지만, 안텔로프를 포함하면 66%로 내려간다.

안텔로프는 베트남 다낭에서 동쪽으로 약 216해리(400㎞), 중국 하이난 산야 항에서 약 162해리(300㎞) 떨어진 작은 암초로, 그동안 중국 점거지 가운데 가장 작은 축에 속했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대규모 준설을 시작해 약 1490에이커(6.03㎢)의 매립지를 만들어냈다. 이는 스프래틀리에 있는 중국 최대 거점 미스치프 암초(약 1504에이커)에 거의 맞먹는 규모로, 9000피트(약 2743m)급 활주로를 짓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AMTI의 평가다. 보고서는 "현재 속도가 유지된다면 안텔로프는 파라셀, 나아가 남중국해 전체에서 가장 큰 인공섬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양국은 서로의 매립에 형식적 반발만 주고받고 있다. 팜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월 안텔로프 매립을 두고 "베트남의 허가 없이 호앙사에서 이뤄지는 외국 활동은 모두 위법이며 무효"라고 반발했고, 중국 측도 지난해 베트남의 바르크 캐나다 매립을 두고 자국 영토라며 반대 입장을 낸 바 있다. 다만 양측 모두 '발언'에 그쳤을 뿐 행동으로 이어지는 강경 대응은 자제해왔다.

이런 자제 모드는 한국·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무역에는 부담으로 돌아온다. 남중국해는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와 한국이 유럽으로 내보내는 수출 화물이 동시에 통과하는 핵심 항로다. 양측이 점유 거점을 매립으로 확장할수록 영유권을 주장하는 수역도 넓어지고, 그만큼 항행의 자유는 좁아지게 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