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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전자 노조, 정부 중재서 파업카드 접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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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5. 11. 00:00

지난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의 '사후조정' 요청을 수용하면서 11~12일 이틀간 재협상에 나선다. 정부는 물론 경제단체, 노동계 등에서 파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한 것이다. 물론 노조가 사후조정을 수용했다고 해서 총파업을 철회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는 21일 총파업을 열흘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협상을 벌이기로 한 만큼 파국만은 피할 현명한 결과를 도출하기 바란다.

삼성전자 노조의 과반을 차지하는 초기업노조는 지난 8일 고용노동부의 권유로 사후조정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후조정은 파업이 임박한 사업장에 정부 측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재자로 직접 개입해 교섭을 진행하는 절차다. 다만 최승호 초기업노조위원장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망설임 없이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실제 노사 양측의 견해차가 여전히 커 조정안이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노조 측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하고, 성과급 한도(연봉의 50%)도 폐지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예상치 300조원을 기준으로 할 때 모두 45조원, 직원 1인당 평균 7억원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얘기다.

반면 사측은 성과급 상한을 유지하는 대신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0%와 경제적부가가치(EVA)의 20% 가운데 택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측 안대로라고 해도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연구개발(R&D) 비용 37조원에 버금가는 30조원을 성과급으로 내놓게 된다. 액수 자체도 크지만,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사실상 '고정비'처럼 매년 종업원들이 나눠 갖겠다는 발상 자체가 더 위험하다. 폭발적 실적 증가에도 대부분의 이익금을 R&D와 데이터센터 생태계 확장에 재투자하는 미국 엔비디아 등과 큰 차이가 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다시 전면 중재에 나선 것은 이번 사안을 단순 노사갈등이 아닌 국가 경제 리스크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JP모건은 "파업에 따라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12%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조 측이 예상한 18일간 최대 파업 손실 30조원을 웃도는 36조원의 손실을 내다본 것이다. 파업에 따른 주가 하락이 초래할 주주 손실,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 위축, 국가 재정기반인 법인세수 감소 등을 합치면 실제 총손실은 이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사업부문별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노노(勞勞) 갈등으로 노조의 투쟁 강도도 이미 약화했다. DX(가전·모바일) 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가 DS(반도체) 부문에 편중됐다며 공동투쟁본부를 탈퇴했다. 이런데도 초기업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한다면, 정부가 파업을 중단시키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민간기업 쟁의에 정부가 강제 개입하는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노조 스스로 '사후조정'에서 파업 카드를 접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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