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품고 '로봇' 키워 체질 개선
유통·물류·푸드테크 연결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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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사장의 행보는 치밀한 재무 전략을 바탕으로 한다. 지난해 그는 직속 인수·합병(M&A)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독립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투자 영역 또한 유통과 호텔을 넘어 하이테크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자금 마련 방식 역시 공격적이다. 김 부사장은 본인이 보유한 한화에너지 지분을 매각하거나 이를 담보로 실탄을 마련하며 독립성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김 부사장의 M&A 전략이 단순 외형 확대보다 유통과 외식, 급식, 물류, 푸드테크를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최근 인수와 투자 역시 각각의 사업을 따로 키우기보다 식품과 공간,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김 부사장의 M&A 역량을 입증한 첫 무대는 2023년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도입이었다. 당시 시장에서는 이미 포화 상태인 버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다는 회의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김 부사장은 미국 본사를 설득하기 위해 직접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수차례 방문하며 직접 설득에 나섰다. 그는 홍콩 매장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감자 깎기부터 패티 조리까지 실무 실습을 직접 이수하며 창업주의 신뢰를 얻어냈다. 에프지코리아를 통해 전개된 파이브가이즈는 강남 1호점 오픈 이후 기록적인 매출을 올리며, 한화갤러리아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김 부사장의 추진력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외식 사업 가능성을 확인한 김 부사장은 이후 보다 구조적인 체질 개선에도 눈을 돌렸다. 인건비 상승과 구인난이라는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2023년 10월 출범한 한화로보틱스는 김 부사장이 그리는 미래 전략의 핵심 축이다. 김 부사장은 주방 자동화 솔루션과 서빙 로봇 등 푸드테크 전용 협동 로봇 개발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한화가 보유한 호텔, 리조트, 백화점이라는 오프라인 플랫폼에 첨단 기술을 이식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 신사업 확대보다 인건비 부담이 큰 급식·외식 사업 구조를 자동화 기술로 재편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아워홈과 한화로보틱스, 한화푸드테크를 연결해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이런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핵심 축으로 꼽히는 곳이 바로 아워홈이다. 지난해 김 부사장은 조 단위에 육박하는 대형 M&A를 통해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국내 대표 단체급식 및 식자재 유통 기업인 아워홈의 지분 58.62%를 약 8695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아워홈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 속에서 이뤄진 이번 거래는 김승연 회장의 공격적인 M&A 기조를 잇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아워홈 인수가 단순 급식 사업 확대를 넘어 전국 단위 물류망과 제조 인프라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아워홈은 전국 8개 제조공장과 14개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식자재 공급과 급식 운영 역량을 갖춘 기업이다. 김 부사장이 구상하는 식품 밸류체인의 핵심 거점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아워홈 인수로 한화의 식품 사업은 백화점 식품관과 호텔 다이닝이라는 프리미엄 시장을 넘어 전국 단위 급식·물류망까지 품게 됐다.
인수 이후 김 부사장의 구상은 외형 확대보다 사업 간 연결에 맞춰지고 있다.
아워홈을 필두로 식자재 밸류체인 전반에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신규 뷔페 브랜드인 '테이크(Take)'를 론칭하며 브랜드 외식 사업 육성에도 시동을 걸었다. 한화갤러리아 역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과 '퓨어플러스' 등 신규 F&B 사업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김 부사장의 시선은 식품 사업을 넘어 '공간' 자체로도 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프리미엄 리조트인 '파라스파라 서울(현 안토리조트)' 지분 100%를 성공적으로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김 부사장이 외식 브랜드와 호텔·리조트 공간을 결합해 프리미엄 F&B 사업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를 기점으로 외식 사업 리뉴얼과 추가 사업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외식과 급식, 리조트, 푸드테크를 하나로 묶는 김 부사장의 구상은 향후 신설 지주사 출범 이후 더욱 선명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김 부사장이 자신만의 '테크·라이프' 사업 축을 구축하며 독립 경영 체제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