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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배분은 주주 권리 침해”…삼성바이오 노조 요구에 전문가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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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05. 15. 14:02

노조 요구안, 노사갈등 넘어 주주와 이해상충 유발
주주 몫인 영업익 배분 요구, 회사법상 수용 어려워
"기업가치 제고와 연계된 보상체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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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주 관점에서 본 최근의 파업 이슈: 삼성그룹 사례를 중심으로' 좌담회 현장/배다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의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요구가 단순한 노사 갈등 차원을 넘어, 주주가치 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주가치 창출의 핵심인 영업이익을 근로자와 공유하는 것은 주주와 근로자 간 비대칭적 위험·보상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주주행동연구원 주최로 최근 삼성그룹 계열사의 노조 파업 사례를 분석하는 전문가 좌담회가 개최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업이 노사 간 문제를 넘어, 주주와 근로자 간 이해상충을 발생시킬 사안이라는 데 목소리를 모았다.

이날 권재열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노조의 요구안이 회사법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법상 영업이익은 주주의 몫이며 이익 처분은 주주총회의 결의 사항인 만큼, 이를 근로자와 나누자는 요구는 무리하다는 의견이다.

권 교수는 "영업이익은 매출총이익에서 인건비를 포함한 판관비를 이미 제한 이익인데, 이미 급여를 받은 근로자가 영업이익을 추가로 배분받겠다는 것은 배당금 산정 이전 주주 권리를 선취하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주는 회사 이익에 연동을 받는 이해관계자이나, 근로자는 적자가 나도 월급을 받는 확정수익자"라며 "확정수익자의 지위에 더해 주주에 준하는 지위까지 가지겠다는 것은 법이론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무권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역시 노조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주주와 근로자 간 비대칭적 위험·보상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주는 기업 성과가 악화될 경우 손실을 함께 부담하나, 근로자는 기본급과 고용안정성이 상당 부분 유지된다는 점에서 위험 대비 보상의 균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바이오 기업은 특유의 성장 중심 사업구조로 인해 배당성향이 높지 않은 만큼, 주주들은 단기 배당을 희생하면서 미래 기업 가치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이전하는 것은, 미래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을 감소시켜 기업 가치와 주주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성과보상체계를 단순히 영업이익 규모와 연동시키기보다는,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와 연계되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성과급을 영업이익 증가분 또는 잉여현금흐름(FCF) 증가분에 연계하는 방향을 고려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근로자 역시 경영성과의 리스크를 일정 부분 공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성과급의 일부를 제한주식(RSU) 등 주식기반 보상으로 지급하는 혼합형 구조 역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상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파업은 공급망 불안과 국가 바이오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 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차질은 이들 기업에 피해를 입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쌓아온 대외 신인도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강승훈 인하대학교 바이오제약공학과 교수는 "글로벌 제약사가 한국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이유는 한국 기업의 고품질 의약품 생산 능력과, 어떠한 상황에서도 공정이 멈추지 않고 적기에 납기할 것이란 신뢰 때문"이라며 "공급 중단이 일상화된 업체에게는 어떤 제약사도 생산을 의뢰하지 않으며,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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