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맥 시세 변동 따라 담합…지원금 지급에도 지속
밀가루 판매가격 최대 74% 올라…관련 매출 5.7조
"시장 경쟁 회복 위해 가격재결정 명령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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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공정위에 따르면 7개 제분사(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삼양사·대선제분·삼화제분·한탑)는 국내 업계간 경쟁이 격화된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제면·제과업체 등에 밀가루 공급가격 및 공급 물량을 합의해왔다.
2024년 기준 이들 회사의 국내기업간 거래(B2B) 밀가루 판매시장 점유율은 87.7%로, 이 같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총 24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인하 폭과 시기, 거래처 공급 밀가루 물량과 공급순위 등을 합의 및 실행했다는 설명이다. 그 과정에서 대표자·실무자급 회합이 55차례 이뤄졌다.
여기에 밀가루의 원료인 원맥의 시세 변동에 따른 담합 행위도 있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이들 제분사의 담합 행위는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안정 지원사업 보조금을 지급한 2022년 6월~2023년 2월 사이에도 이어졌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제분사들은 담합 기간 동안 수입 원맥 시세 변동에 대응해 가격 인상·인하 폭과 그 시기 등을 합의했다"며 "원가 상승분은 최대한 신속하게 판매가격에 반영하고 원가 하락 폭은 최대한 늦게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수입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담합 기간 중인 2022년 9월경의 밀가루 판매가격이 2019년 12월 대비 제분사별로 최소 38%에서 최대 74% 상승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밀가루 담합 관련 매출은 5조6900억원으로 추산됐다.
2006년에 이어 제분사들의 담합 행위가 재발되자 공정위는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을 부과하기로 했다. 2006년 사건에는 8개 제분사가 참여했는데, 그중 합병된 사업자를 제외하면 이번 담합과 동일하다. 이들 회사는 공정위의 의결서를 통보받은 시점에서 3개월 내로 가격을 다시 결정, 이를 공정위에 보고해야 한다.
남 부위원장은 "담합행위가 끝난 시점이 지난해 10월이었으나 시장 경쟁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경쟁 수준이 더 회복할 수 있도록 가격재결정 명령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담합에 취약한 품목 보호에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남 부위원장은 "이번 조치를 통해 향후 밀가루 판매시장에서 경쟁질서가 확립되는 한편, 담합에 가담한 사업자들의 부당이득 환수와 가계 부담의 완화를 기대한다"며 "설탕과 밀가루 등 담합에 취약한 요소를 지닌 품목에 대해 제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