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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이 크다 하여도 해와 달이 만물의 거울이 되어서야 이 세상이 나는 것인지라[天地之大도 託日月하야 -하략- 마의상법 상목(相目)편]. 또 왼쪽 눈은 해이고 아버지, 오른쪽 눈은 달이고 어머니에 비견된다.
잠이 들면 정신은 가슴(심장, 마음)에 머무르고 깨어 있을 때 정신은 눈에 맺힌다고 하느니라. 이 말은 곧 눈이라는 것은 정신이 머무르고 숨 쉬는 궁실이라는 뜻이다. 눈을 보고 그 좋고 나쁨을 알 수 있다면 신(神, 빛)의 맑고 탁함을 이해할 것이다. 이것이 '상목편' 에 이어지는 글이다. 말하자면 눈은 도구에 불과하다. 물건을 판별하고 생각하는 것은 정신인 고로 눈은 정신이 깃들고 노니는 곳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다.
눈빛을 최우선한다. 눈이란 곳이 음양론으로 생각해 본다면 특수하다. 빛이 주안점인데 이는 양적인 것이다. 양적인 존재는 본성이 오르려 하고 음적인 존재는 내리려 하는데 눈의 모양새는 양옆으로 길으라 한다. 가령 '상목편'은 눈이 길고 깊으라(眼長而深)고 한다. 긴 것은 좋으나 깊으라는 것은 새겨서 받아들여야 한다. 너무 깊으면 썩는다. 눈은 강에 비유한다. 눈코입귀 중에 양의 대표는 눈인데 마치 음처럼 가로로 누워있다. 음의 대표는 입인데 마치 양처럼 움직인다. 눈에 음이 충분하면 동자가 검어진다. 그래서 점칠안이 최고다. 기운이 집약되어 작은 동자가 극한으로 검은 것이다.
얼굴의 네 가지 큰 물줄기가 사독(四瀆)이다. 그중 귀는 강에 비유하고 눈은 하에 비유한다. 입은 회수(양자강과 황하 중간을 평행으로 흐르는 강), 코는 제수(제나라 강)라 하는데 오늘날 제수는 사라졌다.
한편 본래 한자는 글자 하나하나가 단어다. 근대 일본은 행정부가 번역 사업을 주도했다. 몇 글자로 조합해 내어 새 뜻을 부여하는 소위 화제한어(和製漢語) 즉 일본식 한자 단어들을 대량 생산해서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해진 서양의 추상적 개념들을 번역해 냈다. 양계초(梁啓超, 량치차오: 생 1873~몰 1929)는 일본 유학생 출신 계몽사상가다. 그는 1868년 메이지유신 후 일본 압축근대화의 성공을 번역에서 찾았다. 일본 행정부 차원에서 주도한 1000여 종 서양서 번역이 그것이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한자도 여러 글자가 모여야 단어가 되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배경이다.
각설하고 강은 양자강을 뜻하고 하는 황하를 뜻하는 고유명사이고 강물 또는 강을 가리키는 보통명사는 '물 수'자 수다. 눈코입귀가 사독인데 구멍 숫자는 7개이므로 사독을 다른 말로 '구멍 규'자 써서 칠규라고도 부른다. 한편 사독에 눈썹을 하나 더하여 '벼슬 관' 다섯 개 즉 오관이라 한다. 눈썹이란 아무리 봐도 물줄기는 아닌 데다가 또 출세공명에 눈썹이 빠질 수는 없는 노릇인 만큼 오관이 타당하다.
이목구비에 아무런 하자가 없거나 또는 외려 잘생겼음에도 눈썹이 아예 없거나 흐릿하다면 평생에 관록(벼슬이나 출세나 공명을 얻는 복록)하고는 상관이 없는 삶을 살게 된다. 바다로부터 발양지기를 얻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물줄기란 것은 넘치면 즉 범람하면 안 된다.
모택동을 1961년 인터뷰한 에드거 스노(생 1905~몰 1972)가 황하 하상이 인근 땅보다 6~7m 더 높은 것을 둑으로 막고 있다고 기록하였다. 물줄기가 범람할 지경에 이르면 경제는 인근 지역보다 기울 수 있다. 역사의 사실로는 대몽골초원의 폭발력으로 유민 난민이 되어 떠밀려 내려 간 것이다. 2300년 전 훈 제국(흉노제국) 이후 계속 도미노처럼 남으로 떠밀려 갔다. 육지부 동남아 주요 민족들은 현재 기준으로는 중국 서남부 지역에 있었던 민족들이다. 중국 운남성이나 동남아에 존재하는 라후족이 고구려 유민의 후예라는 얘기도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필자는 그 말이 맞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본래 주나라와 진나라의 건국 세력인 강족도 지금은 훨씬 남쪽에 거주한다.
강물이 깊어야 강과 하의 유역이 기름져서 농사가 풍요로워진다. 물이 풍부해지려면 가늘고 깊어야 한다. 눈 모양이야 바뀔 리는 없겠으나 어느 사람이 지혜로워지면 또는 갈고닦으면 길어진다. 외려 청탁(淸濁)은 그다음 문제이다. 일단 길고 보아야 한다. 물줄기이므로 사독은 직선으로 달리면 곤란하고 적당히 휘어야 할 것이다. 남자가 고집이 세면 위 꺼풀이 직선이다. 여자가 그럴 경우 아래 꺼풀이 직선이다. 직선은 강하다. 그러니 어리석다. 한편 직선론에 대해서 사독은 나름 한계가 있다. 눈썹도 살짝 휜 듯한 것이 좋다. 다시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성승제 (미래와학문연구소 소장, 관상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