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단일화 하겠다더니 불복만 남았다…서울교육감 선거, 진영 싸움에 묻힌 교육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520010005811

글자크기

닫기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5. 20. 18:54

역대 최다 8명 등록…단일화 불복·고소전 얼룩진 '진영 내 대결'
법적 강제력 없는 민간 경선 한계…정책 검증 실종되고 '정통성 싸움'만
손 잡은 정근식-윤호상 후보
서울시교육감에 출마하는 정근식 후보와 윤호상 후보가 20일 서울 종로구 종로문화공간온에서 공동선언문 발표 후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후보 난립을 막겠다던 단일화가 오히려 불복과 고소전, 진영 싸움의 무대가 됐다. 정당 공천 없는 교육감 선거에서 민간 단일화 기구가 사실상 '비공식 예비경선' 역할을 하지만, 절차적 신뢰도 강제력도 없다 보니 패자는 승복하지 않고 유권자는 후보 검증 대신 진영 내 다툼을 지켜보게 됐다.

2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는 모두 8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김영배 예원예술대 부총장, 한만중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상임대표, 조전혁 전 국회의원, 이학인 신한대 부교수, 윤호상 한양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정근식 현 서울시교육감, 홍제남 다같이배움연구소장, 류수노 전 방송통신대 총장 등이다.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된 2007년 이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후보 8명이 나선 것은 처음이다.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 단일화 경선을 치렀지만, 불복 후보들이 독자 출마했다.

진보 진영에서는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 경선에서 정근식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출됐다. 그러나 함께 경선에 참여했던 한만중 후보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독자 출마했고, 홍제남 후보는 애초에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만중 후보는 선거인단 누락 등을 주장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허위사실 공표와 성명 무단 도용 혐의로 정근식 후보를 고소했다. 추진위도 한만중 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보수 진영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경기·인천 좋은교육감후보 추대시민회의' 경선에서는 윤호상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정됐지만, 류수노 후보가 여론조사 과정상 하자를 주장하며 불복했다. 이후 류수노 후보와 조전혁 후보가 별도 단일화를 시도해 류수노 후보가 승리했지만, 조전혁 후보가 승복을 번복하고 후보 등록을 했다. 두 후보는 설문 문항과 후보자 경력 변경 등 여론조사 과정의 합의 위반 여부를 두고도 맞서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단일화 실패를 넘어 단일화 방식 자체의 한계를 드러냈다.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에서 진영별 단일화는 사실상 비공식 예비경선처럼 작동하지만, 정당 경선과 달리 결과를 강제할 장치가 약하다. 패배 후보가 절차적 하자를 문제 삼으면 독자 출마를 막기 어렵다.

문제는 그 부담이 유권자에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기호 없이 치러지는 데다 유권자 관심도도 상대적으로 낮다. 후보가 8명까지 늘어나면 교육철학과 공약을 비교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실제 후보들은 무상교육, 공립형 학원, 학생인권조례 폐지, 교육화폐, 기초학력 책임제 등 서로 다른 공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선거 초반 쟁점은 정책보다 '누가 진영을 대표하는 정통성 있는 후보냐'는 주도권 싸움에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근식 후보와 윤호상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를 하루 앞둔 이날 서울 종로구 문화공간온에서 '품격 있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와 미래교육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두 후보는 막말과 비방, 흑색선전, 선거폭력을 배제하고 정책 중심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정근식 후보와 윤호상 후보는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갈등과 비방의 선거가 아니라 서울의 학생·학부모·교직원·시민 앞에서 교육의 미래를 책임 있게 논의하는 정책선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