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금융 속 신한·하나 중심 증가세
고금리·내수부진에 중기 상환능력 저하
차주 점검 강화 등 리스크 관리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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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은행들도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경기 흐름에 따라 향후 부실로 번질 수 있는 잠재 부실여신이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반면 건전성 리스크가 커질 경우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할 대손충당금의 적립률은 하락하면서, 은행들의 위기대응 여력이 자칫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은행들은 부실채권 상·매각과 취약차주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자금 지원과 건전성 방어 사이 균형점을 찾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1분기 무수익여신 합산 잔액은 4조2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3조9659억원)와 비교하면 3000억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1조190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은행(1조1407억원), 신한은행(1조574억원), 우리은행(8912억원)이 뒤를 이었다.
무수익여신 증가는 대부분 기업대출에서 발생했다. 4대 은행의 올해 1분기 가계 무수익여신 잔액은 1조261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3.3%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기업 무수익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10% 증가하면서 3조원대를 넘어섰다. 특히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에서 이 같은 흐름이 두드러졌다. 신한은행은 1분기 가계 무수익여신이 3.9% 줄었지만, 기업 무수익여신은 21.9% 늘어나며 8000억원대를 넘어섰다. 하나은행 역시 가계는 6.5% 감소한 반면, 기업에서만 70% 가까이 급증하며 전체 부실여신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신한·하나은행에서 기업 부실여신이 큰폭으로 늘어난 배경으로는 공격적인 기업대출 확대가 꼽힌다. 지난 1년간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순증액은 12조2635억원으로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11조2723억원의 자금을 기업에 공급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기업대출 중심의 성장 전략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이 겹치며 발목을 잡았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상환 부담이 커졌고, 여기에 코로나19 시기 시행됐던 대출 상환 유예 조치까지 점차 종료되면서 리스크 관리 부담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춘 기업대출 확대 경쟁 속에서 건전성 리스크가 다른 은행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4대 은행의 기업대출 부문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3조7586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3000억원가량 늘었다. 기업대출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았거나 감소했던 KB국민은행(1조589억원)과 우리은행(8129억원)에서도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컸다. 고정이하여신은 이자 발생 여부로 분류하는 무수익여신과 달리 연체 기간 및 회수 가능성을 기준으로 분류되지만, 경기가 악화되면 무수익여신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위기 발생 시 완충재 역할을 해야 할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올해 1분기에 대폭 하락했다. 이들 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작년 1분기 169.8%에서 3분기 163.8%로 소폭 낮아진 뒤, 충당금 적립 확대와 부실채권 매각 영향으로 4분기 172%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충당금 전입액이 전년 수준에 머문 반면, 고정이하여신이 빠르게 늘면서 153.8%로 크게 떨어졌다. 기업부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의 손실 흡수 여력이 약화되고 있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은행들은 하반기에도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유동성을 지속 공급하는 한편, 건전성 관리에도 고삐를 죈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론 리뷰(Loan Review)를 통해 부실 예상 차주를 사전에 관리하고 있으며, 여신 건전성 통합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연체대출관리 TFT와 대손비용(Credit Cost)협의회 활동을 강화해 실효성 있는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며 "거액 NPL과 신규 편입 예상 여신에 대해서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