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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 생활에 디지털 통제까지…호주 기숙학교 다시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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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6. 05. 25. 16:25

맞벌이 증가 속 생활 관리·학습 지원
연간 학비 1억원 육박해도 장점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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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8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남동부 코바르고의 한 초등학교에서 3·4학년 담임 교사가 개학날 등교한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EPA 연합
엄격한 규율과 폐쇄적 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호주 기숙학교가 철저한 생활 관리, 학습 지원, 스마트폰 사용 통제 등으로 맞벌이 가정과 청소년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노스시드니에 있는 사립 남학교인 시드니 성공회 그래머스쿨(쇼어)을 최근 졸업한 대니얼 리치의 재학 당시 하루를 24일 소개했다. 리치의 중·고교 시절 일과는 오전 7시에 시작됐다. 7시 15분에 인원 점검을 마치면 아침 식사 하고 등교 전 약 20분 동안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저녁 6시에 식사를 한 뒤 2시간 동안의 의무 자율학습이 이어졌다. 오후 9시부터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9시 45분이 되면 제출해야 했다.

리치는 “처음에는 이렇게 구조화된 일과가 미쳤다고 생각했고 첫해에는 집에 가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면서도 “적응하고 난 뒤에는 이 규칙적인 저녁 학습 시간이 학업적 성공의 핵심 열쇠가 됐고 내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쇼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부모의 약 80%가 첨단 기술 도입, 생활 수준 향상 등을 근거로 기숙학교가 과거보다 개선됐다고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학부모 대다수는 기숙학교를 과거처럼 상류층의 지위를 상징하는 곳이 아닌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은 긴 노동 시간 때문에 자녀의 기숙학교 입소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답했으며 전체의 약 31%는 더 나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자녀의 입학 이유로 꼽았다.

과거와 달리 맞벌이 부부가 보편화되면서 학교가 가정과 파트너십을 맺고 학생의 생활 지도를 분담하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교육을 누리기 위한 경제적 대가는 만만치 않다. 쇼어의 12학년(한국의 고3에 해당) 기준 학비와 기숙사비는 연간 약 8만5000호주달러(약 9200만원)에 달한다. 또 다른 기숙학교인 크랜브룩 학교에서는 약 10만 호주달러(약 1억800만 원), 킹스 학교에서는 9만 호주달러(약 9700만원)가 소요된다.

이 때문에 최근 호주 기숙학교에서는 상대적으로 고학년으로 갈수록 기숙사 거주 학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피터 밀러 쇼어 교장은 “재정적 압박 때문일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려 기숙사 입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기숙학교들은 청소년의 정서 관리를 위한 의도적인 기술 통제 방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소셜미디어로 인한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디지털 규율을 엄격하게 운영하고 있다.

일례로 더 아미데일 스쿨은 학부모들과 협력해 9학년 전까지는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이 학교의 레이 피어슨 교장은 “스마트폰이 대면 관계 형성과 깊은 유대감을 방해하기 때문에 내린 조치”라며 “이 정책 도입 이후 오히려 입학 등록자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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