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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1000억 쌓아둔 조현문의 단빛재단…공익사업 지출은 고작 8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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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6. 05. 26. 18:00

조현문 설립, 총자산 99.8% 유동자산
공익 지출 고작 8억…법정 의무 미달
상속세 면제 창구 의혹 등 꼼수 도마
마켓파워 조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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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설립한 단빛재단이 사회환원의 목적보다 상속세 면제를 위한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속재산의 현금화를 통해 빠르게 1000억원대의 자산을 보유했음에도, 원래 목적인 공익사업에는 자산 대비 1%도 미치지 못하는 비용이 투입된 탓이다.

단빛재단은 조현문 전 부사장이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상속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면서 2024년 9월 공식 출범했다. 조 전 부사장은 공동 상속인들의 동의를 얻어 재단을 설립하며, 국가 경쟁력 제고와 소외계층 지원을 주요 설립 목적으로 제시했다.

실제 출범 당시부터 재계 일각에서는 상속세 절세 효과에 주목해 왔다. 1000억원대에 달하는 상속 재산을 공익법인에 출연하면서 결과적으로 약 500억원에 이르는 상속세 과세 대상에서 합법적으로 제외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조현문 전 부사장이 선친 계좌에서 인출된 용처 불명 자금에 부과된 수십억원대 상속세 연대납부의무에 불복해 소송 중인 사실까지 겹치면서, 재단 설립이 거액의 상속세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우회로였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26일 단빛재단의 202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재단은 설립 당시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효성중공업 478억원, 효성티앤씨 406억원 등 총 906억785만원 규모의 계열사 주식과 23억926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현물 기부받았다. 재단은 설립 첫해인 2024년 중 기부받은 주식을 전액 처분해 대규모 현금성 자산을 확보했다.

확보한 유동성은 산업은행의 외화정기예금(371억3446만원)과 신한은행의 정기예금(101억1601만원) 등에 묶였다. 이에 작년 말 기준 재단의 총자산 1032억6674만원 중 1년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의 비중은 99.8%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공익법인은 기부받은 우량주식이나 부동산 등 비유동자산을 장기 보유하며, 여기서 발생하는 배당금이나 임대수익으로 안정적인 목적사업을 영위한다. 반면 단빛재단처럼 자산의 99% 이상을 언제든 인출 가능한 현금성 예금이나 환율에 노출된 외화자산으로 보유하는 것은 장기적인 공익 실현보다는, 자산의 안전한 파킹(Parking)과 유동성 확보에 치중한 자산운용 형태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안전자산 위주의 운용을 통해 재단은 지난 한 해 예금 이자(32억8058만원)와 달러 외환차익(41억1330만원) 등 약 73억원의 장부상 금융 수익을 올렸다. 반면 지난해 단빛재단이 실제 수혜자에게 지급한 '사업수행비용'은 7억9989만원에 그쳤다. 총자산 대비 목적사업 지출 비율은 0.77% 수준이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 제48조 제2항 및 동법 시행령 제38조 제8항에 따르면, 발행주식총수의 5%를 초과하여 주식을 출연받은 대규모 공익법인은 '해당 사업연도 직전 사업연도 종료일 현재 대차대조표상 총자산가액'의 최소 1% 이상을 매년 직접 공익목적사업에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한다.

단빛재단의 경우, 이미 설립 첫해인 2024년 말 주식 매각을 통해 1000억원대 자산 총액을 완성했으므로 2025년 한 해 동안 총자산의 1%인 최소 10억원 이상의 직접 공익 지출을 완료했어야 한다. 1000억원대의 막대한 유동성을 쥐고 70억원이 넘는 운용 수익을 올렸음에도, 법정 마지노선조차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단빛재단 측은 빠르게 공익사업이 전개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재단 관계자는 "2025년에 발생한 수익은 세법상 2026년에 집행되는 것이 원칙임에도 오히려 이를 선반영해 초기부터 선제적으로 사업비를 집행한 것"이라며 "8억원은 실제 인출된 현금 기준일 뿐 현재 외부 기관과 체결된 약정금액은 훨씬 크다"고 말했다.

최근 조현문 전 부사장이 성북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세 부과 처분 취소소송은 이러한 '상속세 면제 창구' 의혹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단 설립이라는 합법적 우회로를 통해 대규모 상속세(약 500억원)를 면제받은 행보와, 재단 울타리 밖에서 발생해 자신에게 배분된 추가 세금에는 소송으로 맞서는 행보가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앞서 과세당국은 고 조석래 명예회장 사망 전 2년간 계좌에서 인출된 용처 불명 자금 204억원을 상증세법상 '추정상속재산'으로 규정하고 공동상속인들에게 세금을 부과했다. 이 중 조 전 부사장에게 배분된 세액은 약 49억7000만원 규모다. 이에 대해 조 전 부사장 측은 10년 넘게 가족과 절연 상태여서 해당 자금을 수취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미 상속재산 전액을 재단에 기부해 실제 손에 쥔 재산이 없는 만큼 추가 과세는 부당하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상속세에 대해 적극적으로 법적 방어권을 행사하는 행보가 단빛재단 설립의 순수성을 의심케 하는 배경이다. 효성 측은 조현문 전 부사장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효성 관계자는 "(조현문 전 부사장은) 추정상속재산을 포함한 전체 상속재산에 대해 공익법인 출연을 이유로 지난 2년간 관련 세금을 한 푼도 납부한 적이 없다"며 "관련 상속세는 나머지 공동상속인들이 납세담보를 제공하고 전액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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