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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탄소 포집 넘어 ‘CCUS 생태계’ 만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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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석원 기자

승인 : 2026. 05. 26. 18:10

260522_한국남부발전, 대한상의와 손잡고 탄소중립 실현 및 에너지 대전환 가속화_01
지난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준동 한국남부발전 사장(오른쪽부터)과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 정굳건 한국남부발전 기후환경처장이 '탄소중립 에너지전환 협력 업무협약(MOU)'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남부발전
배석원 기자 증명사진
배석원 기획취재부 기자
며칠 전 한 발전사의 탄소중립 관련 업무협약(MOU) 현장에서 참석한 발전사 사장에게 끝나고 툭 질문을 던졌다.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어떤 애로 사항이 있는지와 함께 탄소포집·활용·저장(CCUS)을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인지 물었다. 발전업계가 CCUS를 가장 먼저 적용할 수 있는 분야라는 이야기가 현장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돌아온 답변은 의외로 조심스러웠다. 그는 "탈(脫)석탄이라는 정부 정책 기조와 같이 가다 보니 현재 CCUS에 다소 신중한 입장"이라며 말을 아꼈다. 육상·해상풍력을 통한 에너지전환 계획은 비교적 자신 있게 설명했지만 유독 CCUS 이야기가 나오자 말 수가 급격히 줄었다. CCUS가 화석연료 산업을 일정 부분 유지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탈석탄 정책과 어떻게 보폭을 맞춰갈지 고민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CCUS는 산업계 탄소 배출 감축의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화력·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산업현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육상·해저 지층에 저장하거나 산업 원료·제품으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특히 발전소처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시설은 포집 효율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동서·서부·중부·남부·남동 등 발전 5사를 비롯해 금호석유화학 등 민간 기업들도 관련 설비를 구축하고 실증사업을 진행해왔다.

한국CCUS추진단이 조사한 '국내 CCUS 관련 시설 기업 현황'에 따르면 포집·활용 등 CCU 설비를 구축하거나 추진 중인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은 약 20여 곳으로 집계된다. 현재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곳도 있지만 실증 단계 이후 사업을 중단한 사례도 적지 않다. 현재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드라이아이스·용접가스·건축 자재 등 일부 제한된 분야에서만 활용된다. 탄소를 포집해 제품을 만들어도 기존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활용처 확대와 지원 정책 없이는 기업들도 CCUS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부담스러운 이유다.

이산화탄소 포집을 위한 설비 구축 비용이 CCS 사업비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점도 부담이다. 포집 방식에 따라 습식·건식·분리막 등 다양한 기술이 요구된다. 게다가 CCU 사업이 자칫 석탄화력 산업 연장을 위한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과 부족한 시장성이 동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들의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을 지원하는 현장 관계자들 역시 현재 단계에서는 CCUS가 시장성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다만 시장성이 부족하더라도 정부의 보조금 지원과 자발적 투자는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당장 수익성이 낮더라도 지속적인 투자와 인센티브 공급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키워야 향후 탄소중립 시대 핵심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가 정부가 수립 중인 '제1차 이산화탄소 포집 등에 관한 기본계획'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는 단순한 탄소 포집을 넘어 실제 산업 생태계를 키워낼 수 있는 지원 정책이 나와야 할 때다.
배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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