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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미지의 우주를 향한 질문, 결국 인간을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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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5. 26. 17:19

박성일 장편소설 '마지막 접속' 출간
외계 문명과의 교신 통해 사랑·윤리·침묵의 의미 탐색
사진기자 출신 작가의 기록자적 시선 돋보이는 SF 인문학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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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접속' 표지. /좋은땅
우주로부터 도착한 한 줄의 신호는 인류를 어디로 이끌게 될까. 외계 지적 생명체와의 교신이라는 SF적 상상력 위에 인간의 윤리와 사랑, 존재의 질문을 담아낸 장편소설 '마지막 접속'이 출간됐다.

'마지막 접속'은 2050년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전파 천문학자 도현은 우주에서 도착한 정체불명의 신호를 발견하며 외계 문명과 인류의 미래, 그리고 개인의 사랑과 이별이라는 거대한 질문들 앞에 놓이게 된다. 작품은 단순히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증명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진실을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는가, 인간은 질문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 존재인가, 사랑은 얼마나 많은 침묵을 감당할 수 있는가 같은 철학적 문제를 차분히 따라간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화려한 우주 전투나 기술 중심 서사 대신 '관측'과 '기록'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대화와 침묵, 관찰과 기록의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과학과 문학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든다. 외계 문명과 인공지능, 미래 사회라는 SF적 소재 위에 인간 관계와 윤리적 고민을 정교하게 배치하며 '답보다 오래 남는 것은 질문'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개인의 사랑과 문명의 위기를 병치하는 구조도 인상적이다. 외계 문명과의 마지막 교신과 연인의 마지막 이별을 나란히 배치하면서, 거대한 우주의 문제와 가장 사적인 감정이 결국 같은 질문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독자에게 명확한 결론을 제시하기보다 긴 여운과 질문을 남기는 방식 역시 작품의 특징이다.

저자 박성일은 28년 동안 현장을 기록해 온 사진기자이자 현재 아시아투데이 사진부 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첫 장편소설 '나는 보헤미안을 사랑한다'로 소설가로 데뷔한 그는 이후 약 6년간 천문학과 전파 과학, 외계 지성체 연구 등을 공부하며 이번 작품을 준비했다.

작가는 현실에서도 여전히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둘러싼 믿음과 회의가 공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천문학자들이 지금도 우주를 관측하고 신호를 추적하는 현실에서 출발해 "만약 실제로 교신이 이루어진다면 인간 사회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라는 질문을 작품의 중심에 놓았다. 사회적 혼란을 우려해 진실이 은폐되거나 음모론으로 치부될 가능성까지 상상하며 인간 사회의 윤리적 딜레마를 소설 속에 녹여냈다.

사진기자로서 오랜 시간 '현장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살아온 경험 역시 작품 전반에 짙게 배어 있다. 화려한 상상력보다 관찰과 기록의 태도를 앞세운 문체는, 이 작품을 단순한 장르소설이 아닌 사유의 영역으로 확장시킨다.

'마지막 접속'은 외계 문명과 미래 사회를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지금 여기의 인간을 묻는 소설이다. 미래를 배경으로 하지만 가장 오래 남는 것은 기술이나 문명이 아니라, 끝내 질문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인간의 태도인지도 모른다.

좋은땅. 256쪽.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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