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車업계 비상인데 ‘N% 성과급’… “투자적기 놓치면 완전 도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527010007669

글자크기

닫기

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05. 26. 17:59

[현대차 노사협상 잔혹사]
노조, 순이익 30% 성과급 요구 확산
반도체·車 수익구조 차이 고려 필요
중국발 초저가 전기차 패권 경쟁 속
미래차 투자 재원 축소 우려 커져
삼성전자 노사 합의를 계기로 확산되는 '이익 연동형 성과급' 논의가 자동차 업계로 번지고 있다. 다만 반도체와 자동차는 산업 구조와 수익 변동성, 고정비 부담 등이 크게 다른 만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비용 구조와 기초체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노조 요구 중심의 성과급 체계를 도입할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초저가 전기차의 공세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이 시급한 상황에서 '미래차 투자'의 적기를 놓치면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완전히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 기준을 유지하되, 실적이 개선된 반도체(DS) 부문에 한해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내용의 잠정합의를 마쳤다.

합의의 핵심은 DS 부문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성과급 신설이다. 영업이익 자체를 직접적인 모수로 삼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업성과가 영업이익 흐름과 연동되는 구조인 만큼 본질적으로는 '초과 성과가 발생하면 움직이는 보상체계'라는 평가다.

이러한 성과급 책정 체계와 방식을 자동차 업계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업황 자체가 다르다는 지적이다.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DS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호황기에 힘입어 약 37%에 달했다. 반면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6.2%에 머물렀다. 대규모 장치 산업인 반도체와 수만개의 협력사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자동차 산업은 사업 구조 자체가 다르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협력망 유지 비용과 고정비 부담이 큰 제조업 특성상 반도체와는 근본적인 수익 구조 및 마진 체계에서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기초 비용 구조가 완전히 다른 자동차 업계에서 이를 전면 수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메모리 시장 회복을 등에 업고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미국발 관세 영향 등에 허덕이는 현대차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현대차 영업이익은 11조4679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실적은 선방한 모양새지만, 분기별 궤적을 보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9.9%나 급감한 1조6954억원에 그쳤다.

사내가 비상경영 체제에 준하는 상황이라는 점은 현장 곳곳에서 확인된다. 올해 현대차는 지난달 중순 1차 협력사들에 '원가 절감 계획안'을 이달 말까지 제출하라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발 초저가 전기차의 공세와 SDV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래차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전체 미래차 투자 재원의 17.5%에 달하는 3조1000억원을 단발성 성과급으로 소진하는 것은 회사의 미래 생존 동력을 스스로 잠식하는 비현실적인 요구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성과급 외에도 정년 연장과 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고용 조건 보장 등도 변수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초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의 공장 투입과 관련해 "노사 합의 없이는 단 1대의 로봇도 투입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 제조업 구조에서 순이익의 30%를 고정 분배하라는 것은 업종의 특성을 완전히 무시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무한 경쟁 속에서 원가를 절감하는 시기에, 미래 생존 자금인 수조원대 성과급을 요구하는 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 미래 성장 동력을 스스로 끊겠다는 현실 불가능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김정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