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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비행기·신칸센 ‘잠자는 좌석·일하는 개인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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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5. 27. 12:09

인구감소시대, 日운수업계 단가 높이는 고급좌석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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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칸센에서 제공되는 최고급 좌석인 그린 클래스 /사진=신칸센 예약홈피 캡쳐
일본 항공·철도업계가 비행기와 신칸센, 야행열차에 넓은 좌석과 개인실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27일 항공·철도 각사가 이동 중 휴식이나 업무를 원하는 수요에 맞춰 신형 좌석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순히 목적지까지 빨리 실어 나르는 경쟁을 넘어, 이동시간 자체를 '잠자는 시간' '일하는 시간'으로 바꿔 파는 흐름이다.

전일본공수(ANA)는 4월 국제선 중형기 좌석을 쇄신했다. 이코노미석은 등받이 젖힘 폭을 기존보다 넓혔고, 비즈니스석에는 문이 달린 개인실형 좌석을 도입했다. ANA가 앞서 공개한 차세대 비즈니스석 'THE Room FX'는 보잉 787-9 장거리 국제선에 순차 도입되는 개인실형 좌석으로, 문을 닫아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 침대처럼 펼 수 있는 구조다. ANA는 이 좌석을 중형기용 비즈니스석으로는 세계 최대급이라고 설명했다.

◇'빠른 이동'에서 '이동 중 생산성'으로
철도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JR동일본은 2027년 봄 수도권과 북동북 지역을 잇는 새 야행특급열차를 도입한다. 기존 E657계 특급차량 1편성을 개조해 전 좌석을 그린차 개인실 타입으로 만들고, 1~4인용 객실을 마련한다. JR동일본은 "이동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JR도카이는 오는 10월부터 도카이도 신칸센에 개인실을 도입할 예정이다. 1편성당 2실 규모로,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온라인 회의나 업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상정한다. 도카이도 신칸센 개인실은 2003년 폐지 이후 23년 만의 부활이다. 과거에는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좌석을 넣어 수송량을 늘리는 것이 수익으로 이어졌지만, 이제는 적은 좌석이라도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프리미엄 이동공간'이 경쟁력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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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칸센 플랫폼/사진=최영재 도쿄 특파원
일본항공(JAL)도 국내선 서비스 개편에 나섰다. JAL은 2027년도부터 보잉 737-8 신형기를 순차 도입하면서 국내선 퍼스트클래스 설정 노선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선 퍼스트클래스는 일부 주요 노선 중심이지만, 앞으로 지방 노선까지 고급 좌석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JAL은 코로나19 이후 여행과 업무 방식이 달라지고 고객 수요가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인구 줄자 '한 명에게 더 비싸게'
배경에는 '타이파', 즉 시간 대비 효과를 중시하는 소비 흐름이 있다. 출장객은 줄었지만 이동 중 온라인 회의에 참여하거나 도착 전 일을 끝내려는 수요는 커졌다. 여행객도 단순한 이동보다 편안한 수면과 프라이버시를 원한다. 운수회사 입장에서는 인구감소로 승객 수가 크게 늘기 어려운 만큼, 넓은 좌석과 개인실로 고객단가를 높이는 것이 수익 확보의 현실적 방법이다.

한국도 인구구조와 교통수요는 일본과 거의 비슷하다. 때문에 KTX와 항공 국내선, 고속버스 역시 저출산·인구감소, 출장 감소, 관광 수요 변화라는 같은 압력을 받고 있다. 일본의 변화는 이동수단이 더 이상 "몇 시간 걸리느냐"만으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같은 2시간이라도 잠을 잘 수 있는지, 회의를 할 수 있는지, 혼자 쉴 수 있는지가 가격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운수업계의 좌석 고급화는 한국 교통산업에도 "이동시간을 어떻게 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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