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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브라함 협정’ 압박에도 중동국가들 냉담…“빈살만, 100번이고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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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기자

승인 : 2026. 05. 27. 15:40

이란 평화협정 조건으로 중동에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 요구
사우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방안 없이는 수용 불가 입장
FILES-US-SAUDI-DIPLOMACY <YONHAP NO-0037>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해 5월 13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의 왕궁에서 대화하고 있다./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평화 협정 성사 요건으로 아랍 국가들에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요구하자 해당 국가 정상들은 대부분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격분했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1기 행정부 시절인 2020년 9월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이 평화와 외교 관계 정상화를 선언한 내용의 협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글에서 지난 주말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파키스탄, 이집트, 요르단, 튀르키예, 바레인의 정상들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과의 평화 합의를 이루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들 국가가 이스라엘과 일부 아랍 국가 간 외교 관계 정상화를 이끌어낸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소식통은 빈 살만 왕세자가 이번 통화로 격분했다며 "'노(No)'라고 100번이나 말했고 앞으로 100번을 더 말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사우디는 가자 전쟁 발발 이래 이스라엘 지도부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위한 로드맵에 동의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수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동시에 사우디는 다른 아랍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이란 정권을 중동 지역의 불안정 세력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요건으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했으나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해 왔다.

한 아랍 국가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하기를 요청했음에도 이란과 가자지구에서의 분쟁에 대한 사우디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해당 관리는 "사우디는 군사적 해결책이 아닌 모든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며 "또 모든 형태의 공격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만이 유일하게 합리적인 진전 방안이라는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래트니 전 사우디 주재 미국 대사는 "걸프 국가들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자국의 핵심 이익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도록 두지 않는 선에서 이번 전쟁의 불완전한 종식을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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