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 칸 주연 '갈완 전투' 제목 바꾸고 40% 재촬영
"파키스탄은 되고 中은 안 되나" 영화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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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최근 자국 영화 제작사들에 "중국 때리기는 자제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양국 관계 회복 기류 속에 2020년 갈완 계곡 충돌 사건을 소재로 삼은 작품들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간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발리우드(인도 영화계) 톱스타 살만 칸이 주연한 전쟁 영화다. 당초 제목은 '갈완 전투'였으나 '마트리부미: 전쟁이여 평화 속에서 쉬라'로 변경됐다. 전체 분량의 40%가 재촬영됐고, 중국을 직접 언급한 대사도 모호한 표현으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7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인도 중앙영화검열위원회(CBFC) 등급 심사가 늦어지면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지정학적 민감성 탓에 제작사는 CBFC 심사에 앞서 인도 육군과 국방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다른 작품 '갈완의 사자'는 아예 제작이 멈췄다. 이 영화는 갈완 충돌에서 전사해 인도 무공훈장 '비르 차크라'를 받은 사병 구르테지 싱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제작자 히말라이 다사니는 인도 일간 미드데이 인터뷰에서 "국방부로부터 '중국 때리기는 안 된다'는 지침을 받았다"며 "충돌이 왜 일어났고 어떻게 싸웠는지를 빼버리면 영화를 만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20년 6월 카슈미르 라다크의 갈완 계곡에선 인도와 중국 양국 군대가 충돌했다. 이 충돌로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숨지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이후 2024년 10월 국경 철수·순찰 합의를 도출했고, 이를 기점으로 무역·안보·다자 외교 등 협력 폭을 다시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양국이 빠르게 관계를 회복하면서 영화계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양국 협력 확대가 영화계의 표현 영역까지 좁히면서, 정부 지침이 표현의 자유를 선택적으로 적용한다는 비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인도 영화감독 오니르는 "중국 비판은 안 되고 파키스탄 비판은 괜찮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지난해 인도-파키스탄 무력 충돌(신두르 작전) 당시 파키스탄을 지원한 것이 바로 중국"이라고 반문했다.
자와할랄 네루대 영화학과의 이라 바스카르 전 교수도 "파키스탄을 소재로 삼는 것은 쉽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며 "인도의 표현의 자유는 늘 주변국 관계와 주권 문제라는 단서가 따라붙는다. 정부는 자기 서사만이 영화로 만들어지길 원하기에 표현의 자유는 환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다큐멘터리 감독 아디티 샤르마는 최근 개봉한 인도 정보작전 소재 액션 영화 '두란다르'를 예로 들었다. 그는 "제목 변경도, 재촬영도, 국방부 지침도 없었다"며 "파키스탄을 향해서는 영화를 둔기처럼 휘둘러도 되지만 중국은 손댈 수 없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는 원칙이 아니라 영화를 통한 외교정책의 대리 집행"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방침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G.D. 박시 인도 육군 예비역 소장은 "중국이 해빙을 원하는 마당에 인도가 굳이 싸움을 걸 이유는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 이후 미국과의 관계도 껄끄러워진 만큼, 당분간 영화 속 민족주의적 서사를 자제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1962년, 1967년 대중국 전쟁도 적절한 시점에 영화로 만들어졌다"며 "갈완에서 보여준 인도군의 용맹도 때가 되면 스크린에 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