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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사용자성 판단’ 초읽기… 인정땐 제조업 전반 파장 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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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05. 28. 17:59

[현대차 노사 협상 잔혹사]
하청노조 1675명 원청 교섭 요구 제기
울산지노위 다음달 1일 2차 심판회의
기각땐 투쟁동력 위축… 교섭 변수로
개정 '노동조합법(일명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국내 대표 제조업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의 '원청 사용자성'을 가릴 울산지방노동위원회(울산지노위)의 첫 판단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차 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연기됐던 만큼 이번 심사 결과에 산업계와 노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결과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과도 맞물려 향후 노사관계 전반에 미칠 파장도 상당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지노위는 다음 달 1일 현대차 하청 조합원들이 원청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 사건의 2차 심판회의를 연다.

울산지노위는 지난 20일 1차 회의를 진행했지만, 노사 양측의 복잡한 사실관계 확인 등을 이유로 한 차례 판정을 연기했다.

이번 사건은 금속노조 산하 약 10개 지회가 지난 3월 현대차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사측이 '사용자성이 없다'는 취지로 이를 거부하자, 노조는 지노위에 사실공고를 이행하라는 시정신청을 냈다.

교섭을 요구한 하청노조 조합원 1675명은 남양연구소와 울산·아산·전주공장의 사내하청, 보안업체, 구내식당, 차량 판매 대리점 등에서 생산·경비·조리·영업을 맡고 있다. 직군별로 업무 형태와 도급 계약의 성격이 제각각이어서 지노위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사측은 각 직군별 업무 형태나 임금 체계, 도급 계약 성격이 완전히 달라 실질적 지배력을 일괄 판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이들 모두 원청 사업의 목적 달성을 위해 결합된 필수 인력이라 사용자성이 인정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울산지노위가 경남지방노동위원회의 '한화오션-웰리브' 사건의 선례를 따를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경남지노위는 지난 15일 외주 급식업체인 웰리브지회 조합원을 교섭 공고에서 자의적으로 제외한 한화오션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렸지만,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는 판단 자체를 미뤘다. 이에 불복한 한화오션은 "사용자성 유무에 대한 명확한 법리적 판단을 내려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다.

울산지노위 역시 현대차 하청 직군의 복잡성 등을 고려해 노조가 신청한 원본 명단을 그대로 사내게시판에 공고하라는 수준의 처분만 내리고, 원청 사용자성 여부에 대한 직접 판단은 유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구내식당처럼 입찰을 통해 들어온 협력업체까지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 중 하나"라며 "울산지노위도 식당·보안 등 일부 직군의 구조적 통제 여부를 두고 신중하게 판단할 가능성이 크고, 같은 사내하청이라도 업무별 독립성과 원청 통제 수준을 세밀하게 따져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만약 원청의 교섭 의무가 인정될 경우 완성차 공급망 전반은 물론 하도급 구조가 일반화된 국내 제조업 전반으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도미노처럼 확산되며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원청 기업들이 기존에도 노조와 매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하청 노조와의 별도 교섭까지 병행할 경우 경영 효율성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현대차 사내하청의 경우 과거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등을 통해 실질적 사용자성이 이미 인정된 만큼, 울산지노위에서도 원청의 교섭 의무를 인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기각될 경우 노동계의 투쟁 동력은 일시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다. 어느 쪽으로 결론 나든 당장 본격적인 교섭 시즌에 돌입한 현대차 노사의 교섭에는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향후 소송 장기화에 따른 현장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고용노동부가 명확한 현장 사례들을 취합해 가이드라인이나 가이드북 형태로 산업 현장에 신속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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