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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릴라 대화’ 간 베트남 서열 1위, “미·중 어느 편도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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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5. 31. 14:27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주석 취임 후 첫 국제 언론 인터뷰
베트남 지도자 첫 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 직후 로이터에 밝혀
"중국과 좋은 관계, 영유권 수호와 상충 안 해"
SINGAPORE SHANGRI-LA DIALOGUE <YONHAP NO-6845> (EPA)
29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샹그릴라 대화 국방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이 연설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베트남의 권력서열 1위인 또 럼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편도 들지 않는다"며, 중국과의 관계 강화가 역내 평화와 안보에 기여한다고 밝혔다. 당 서기장과 주석을 겸한 뒤 처음으로 응한 국제 언론 인터뷰이자, 베트남 지도자로서 처음으로 아시아 최대 안보 회의 기조연설을 한 직후 나온 발언이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럼 서기장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샹그릴라 대화(아시아안보회의) 기조연설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미·중 경쟁을 "객관적 현실"이라고 표현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안보의 렌즈로 강대국과의 관계에 접근하지 않는다"며 베트남이 오랫동안 지켜온 유연한 '대나무 외교' 기조를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은 미국·중국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 모든 당사자에게 이익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럼 서기장은 중국을 베트남 외교의 우선 협력 대상으로 꼽으면서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는 단호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과 주권을 수호하고 남중국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고, 서로를 보완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에 영유권을 주장하는 가운데 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 등도 권리를 주장하는 이 해역은 해군 전개가 늘면서 역내 긴장이 높아지는 화약고로 꼽힌다. 베트남은 해당 분쟁은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비롯한 국제법에 따라 평화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일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의 협력과 주권 수호를 동시에 강조하는 이런 태도는 럼 서기장이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외교 보폭을 넓혀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 그는 중국·미국 등 강대국과의 관계를 동시에 강화하는 한편 야심 찬 고성장 정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럼 서기장은 이날 각국 국방장관과 군·정보기관 관계자, 학자들 앞에서 한 기조연설에서 세계가 직면한 세 가지 위기를 제시했다. 국제 규범과 법질서의 약화, 성장 둔화와 기후변화 등 발전 모델의 위기, 그리고 국가 간 신뢰의 위기다.

그는 "오늘날 세계가 마주한 세 가지 위기는 우리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현실이 아니다"라며 국제법 강화와 포용적·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마련, 대화와 투명성 확대를 촉구했다.

그가 지목한 위기들은 베트남이 내건 고성장 목표에도 그늘을 드리운다. 그러나 럼 서기장은 경제 목표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베트남은 2045년까지 고소득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올해 10%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향후 두 자릿수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란 사태 등 악재로 목표를 수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는 이 목표를 하향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길은 없다"고 답했다. 목표를 세울 당시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핵심 목표는 여전히 "달성 가능한 범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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