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국내·아시아 1위' 대문짝만하게
"상품명에만 안 쓰면 된다"는 삼성운용
시장은 "곧이곧대로 지킨 회사만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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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까닭에 규제 도입의 배경이 된 투자자 오인 방지라는 정책 목표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고 심의를 관할하는 금융투자협회는 해당 광고가 규제 사각지대에 있음을 인정하며 뒤늦게 실태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수백만회의 광고 노출이 이뤄진 후여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9일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단일종목 레버리지 광고들을 KODEX(코덱스) 유튜브 채널에 공개하고 있다. 이 광고들은 상품 명칭에서 ETF를 뺐지만 광고 문구와 맥락 전반에 ETF임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레버리지 ETF 순자산 총액 국내 1위·아시아 1위(글로벌 3위)'라는 대형 문구가 굵은 글씨로 화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가 하면, 2010년 아시아 최초로 레버리지 ETF를 출시했다는 내용을 기재했다. 해당 광고들은 평균 90만회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는 중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와 금투협은 금융투자업 규정을 통해 단일종목 상품 광고에 ETF 명칭을 활용하지 못하게 했다. 금투업규정 제4-11조 2항은 "금투회사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광고선전을 하는 경우 펀드·ETF 명칭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명시한다. 일반적인 분산투자 ETF와 오인해 투자자가 대규모 손실을 입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해당 규정은) 자사가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 어떤 지위를 차지하는지에 대해 쓰면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광고에 노출된 레버리지 ETF 1위 문구는 기존에 쌓은 실적을 홍보한 것일 뿐, 단일종목 상품을 ETF라고 지칭한 게 아니라는 논리다.
하지만 시장 시각은 냉랭하다. 투자자 입장에선 화면 중앙의 거대한 레버리지 ETF 1위 문구와 하단의 상품명을 연결지어 인식할 수밖에 없어서다. 한 운용사 ETF부서 관계자는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해 광고에서 'ETF' 단어 하나 쓰는 것도 수십번 검수하고 제거했다"며 "상품명에만 안 쓰고 다른 데는 ETF를 박아도 된다는 식이면 규정을 곧이곧대로 지킨 회사들만 바보가 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금투협과 당국도 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 광고는 현 규제의 그레이존(사각지대)으로 보인다"며 "규제 적용에 애매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금융위 및 금융감독원 측은 금투협 해석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내놓은 곳은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KB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신한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하나자산운용 등 8개사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 중 유일하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을 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