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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재정당국, 푸틴에 “전쟁비 감당 불가” 경고…FT “전쟁 실패 경우 푸틴 실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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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6. 0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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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2026년 1∼4월 재정적자 5조8800억루블…연간 계획 50% 웃돌아
재무부·중앙은행 국방비 삭감 건의…국방부 "최대 3조루블 부족"
성장률 전망 0.4%로 하향…FT "전쟁 실패, 푸틴 권력 리스크 가능성"
Government meeting on support for affected families and investigation of Starobelsk terrorist attack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진행된 정부 회의에서 스타로벨스크 테러 공격 피해 가족 지원과 진행 중인 조사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러 대통령실 공보국 제공·타스·연합
러시아 재무부와 중앙은행 고위 관리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지출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하면서 국방비 삭감을 건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2026년 1∼4월 누적 재정적자는 5조8800억루블(124조680억원)로 연간 계획을 약 50% 웃돌았지만, 국방부는 최대 3조루블(63조30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쟁 실패와 재정 압박이 러시아 엘리트 내부 균열과 푸틴의 권력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러, 4개월 재정적자 5조8800억루블…연간 계획 50% 웃돌아

블룸버그가 집계한 러시아 재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의 재정적자는 올해 들어 급속히 확대됐다. 2026년 1월 누적 적자는 1조6300억루블이었으나 2월 3조4500억루블, 3월 4조5800억루블을 거쳐 4월에는 5조8800억루블로 불어났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5%로 연간 계획을 약 50% 웃도는 수치라고 블룸버그가 평가했다.

월간 적자는 1월 1조6300억루블, 2월 1조8200억루블, 3월 1조1230억루블, 4월 1조3000억루블로 이어졌다. 2025년 연간 누적 적자였던 5조6300억루블을 불과 4개월 만에 넘어선 것이다.

2025년 7월 누적 적자는 4조6200억루블(월간 1조2400억루블)이었는데, 1년 새 적자 확대 속도가 가파르게 빨라졌다. 국부펀드인 국가복지기금은 올해 첫 두 달 동안 약 5000억루블(10조5500억원)이 인출됐으며, 잔액이 침공 이전 수준보다 약 60% 감소한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Ceremony to present state awards to multi-child families at Moscow's Kremlin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운데)이 1일(현지시간) 세계 어린이날을 맞아 모스크바 크렘린공 예카테리나홀에서 진행된 러시아 '어머니 영웅' 훈장과 '부모 영광' 훈장 수여식에서 올가 블라소바(왼쪽 네번째)와 그녀의 자녀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러 대통령실 공보국 제공·타스·연합
◇ 러 재무부·중앙은행, 국방비 삭감 건의…국방부, 3조루블 추가 요구

러시아 재무부와 중앙은행 관리들은 현재 예상 국방 지출 수준이 재정적자를 위험하게 확대할 수 있다며 크렘린에 국방비 삭감을 제안했다. 하지만 국방부와 크렘린 내 일부 세력은 군 관련 계약에 의존하는 기업이 많아 국방비 삭감이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저항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에 정통한 두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국방부가 올해 최대 3조루블 규모의 추가 자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은 국방비를 손대기 전에 다른 예산 부문에서 먼저 삭감 여지를 찾으라고 재무부에 지시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026년 예산 편성 당시 이미 하반기 방산 부문에서 1조2000억∼1조5000억루블(25조3000억~31조6400억원)의 자금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으나, 당시에는 지난해 8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의 정상회담 이후 전쟁 종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하반기 국방비 감소를 가정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지난달 27일 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Kommersant)와의 인터뷰에서 "공공 지출에 일정한 절제가 필요하다"며 "비축금은 무한하지 않다. 세계의 대규모 변혁 속에서 재정 취약성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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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폭발이 발생하고 있다./AFP·연합
◇ 미·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유가 특수, 러 재정 구조 문제 못 막아…성장률 전망 0.4%로 하향

러시아 정부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했지만, 재정 악화를 막지 못했다. 정부 측 관계자들은 블룸버그에 "유가가 최소 1년간 배럴당 100달러(15만1760원)를 상회해야 경제가 의미 있게 개선될 수 있으며, 유가 상승에 따른 일시적 횡재 수입은 성장·인플레이션·은행 부문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강한 루블화가 수출 수익을 줄여 공공 재정 압박을 더욱 키웠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경제부는 5월 2026년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0.4%로 하향 조정했으며 올해 1분기 경제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됐다.

정부 지출은 올해 1∼4월 전년 동기 대비 약 16% 늘었고, 국가 조달 지출은 41% 급증했으며, 러시아는 일부 원자재 생산업체와 은행에 대한 횡재세(windfall tax) 부과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UKRAINE-RUSSIA-CONFLOCT-WAR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습을 피해 키이우 지하철역으로 대피해 있다./AFP·연합
◇ FT "우크라 전쟁 실패, 푸틴 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

FT는 지난달 9일 전승절 행사에서 드론 공격 우려로 탱크·중장비 퍼레이드가 생략된 사실을 거론하며 '특별군사작전'이 우크라이나를 굴복시키지 못했을 뿐 아니라 러시아 수도 자체가 위험에 노출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FT는 1905년 러일전쟁 패배 후 민중 동요와 입헌군주제 운동, 1차 세계대전 실패에 따른 러시아 혁명, 1964년 쿠바 미사일 위기 실패로 인한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제1서기의 실각, 아프가니스탄 전쟁 장기화로 인한 소련 붕괴 등 역사적 선례를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 실패가 73세인 푸틴의 실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FT는 공개 시위나 선거를 통한 권력 교체는 가능성이 낮고, 엘리트 내부 분열이 가장 현실적인 경로라고 짚으면서 현재의 집권 엘리트가 모두 충성파이자 전쟁 수혜자로서 서방 제재 명단에 올라 있어 실제 권력 교체로 이어지기까지 장벽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산하 러시아·유라시아센터의 알렉산더 가부예프 소장은 FT에 "현재 집권 엘리트들이 모두 엄선된 충성파이자 현 대치의 수혜자들"이라고 평가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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