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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지방선거일이 하루 지난 4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마련된 송파구 개표소에 개함이 안된 잠실7동 제1투표소 투표함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
6·3 지방선거에서 서울 송파·강남·광진구와 인천시 연수구 등 수도권 10여 곳의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없어 투표 중단 및 투표 시간 연장이라는 초유의 '투표 불능' 사태가 발생했다.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들은 투표 마감시간인 오후 6시 전에 투표장에 도착해 투표권을 행사하려고 했지만, 투표용지가 바닥나 투표가 중단됐다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말을 들어야만 했다. 일부 유권자들은 투표용지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다 돌아갔다. 선관위 측은 추가 용지가 도착할 때까지 대기표를 배포했을 정도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소식을 듣고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도 상당했다고 한다.
이번 투표 불능 사태는 국민 참정권의 명백한 침해 행위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투표 제도의 틀을 근본부터 무너뜨리는 참담한 사례이기도 하다. 선관위는 지역별로 과거 선거의 투표율과 예상 투표율 등을 고려해서 투표용지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예상외로 많은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하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해명했지만, 이런 해명을 듣는 국민은 고개를 끄덕일 수는 없다. 그런 상황에 대비해 투표용지를 충분히 확보했어야 마땅했다. 얼마나 상황을 안일하게 봤으면 이런 일이 생겼을까. 선관위 직원들의 현실 인식이 이 정도였다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 왜 특정 구에서 유권자 50%에 해당하는 투표용지만 준비했는지, 투표용지 지원에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 등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헌법기관인 선관위는 그 독립성이 최대한 보장되고 있는 만큼 국민의 존경과 지지를 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독립성이 조직의 효율성이나 내부 자율 규제 시스템 등을 훼손했을 수가 있음을 선관위는 냉철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납득하기 쉽지 않은 허점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며 관계기관에 진상 규명을 지시하면서 "책임질 것이 있다면 명확하게 책임을 물어야겠다"고 했다. 서울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현 시장은 4일 "제가 경험한 공조직 중 가장 긴장감이 떨어지는 조직이 선관위다. 선관위 조직은 크게 반성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선관위를 해체하고 새로 만든다는 심정으로 근본부터 혁신하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관위는 즉각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향후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얻는 데 있어 넘지 못할 큰 장벽과 맞닥뜨리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과거 채용비리 등 선관위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있었던 상황에서 투표 불능 사태가 발생했기에 선관위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한층 더 곱지 않게 됐다는 점도 마음에 새겨야 한다. 국민 참정권을 제한한 이번 사태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은 관련자 모두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묻고 인적 쇄신 등 조직 재정비에 즉시 나서는 것부터 시작이 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