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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대표 나오래서 나왔다” 치지직 롤파크 뜬 키움증권 엄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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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6. 06. 0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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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성 대표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치지직 롤파크를 방문한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 /네이버
박이삭님 크랍
"키움 대표 나와!!! 라고 해서 나왔습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e스포츠 성지 '치지직 롤파크'에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가 나타났습니다. 엄 대표는 중지를 접어 승리를 기원하는 로큰롤 손모양을 만들며 젊은 팬들과 격의 없이 어우러졌습니다. 올해부터 키움증권은 e스포츠 구단 DRX와 네이밍 스폰서십을 체결해 '키움 DRX'란 구단명을 만들었습니다. 키움 DRX를 줄이면 한국거래소의 영문 약자와 똑같은 'KRX'라는 점도 흥미로운 포인트인데요. 업계에서는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e스포츠까지 영역을 넓힌 행보를 두고 증권사다운 실리주의적 자본 배치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여기에는 순자본비율(NCR) 방어라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사가 스포츠 구단을 직접 인수해 자회사로 두면, 구단 지분이나 관련 시설들은 비영업용 자산으로 묶입니다. 금융당국이 증권사 건전성을 산정할 때 이런 비영업용 자산은 자본에서 차감해 버립니다. 반면 네이밍 스폰서 비용은 자산으로 묶이지 않고 광고선전비로 털어낼 수 있습니다.

자본의 기회비용 측면에서도 구단 소유는 손해입니다. 돈 자체가 무기인 증권사가 매년 수백억원을 구단 운영비로 지출하는 게 비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자금을 본업인 발행어음업이나 IB(투자은행) 영업, 부동산 금융 등에 투입하면 매년 수백억원의 추가 순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평판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도 스폰서십이 유리합니다. 네이밍 스폰서는 구단 경영권과 무관한 비즈니스 관계이기 때문에, 골치 아픈 리스크로부터 증권사 브랜드를 분리하는 역할도 해줍니다. 그렇다고 구단과 드라이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너인 김익래 전 회장은 야구단 선수들에게 '성적이 나빠도 좋으니 사고만 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는데요. 여의도의 한우 전문점으로 구단 선수들을 모두 초청해 고기를 대접하기도 했답니다.

그렇다면 키움증권이 야구와 e스포츠 간판을 다는 궁극적 목적은 무엇일까요. 바로 '즉각적인 비즈니스 전환'이 가능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위해서입니다. 제조업 기반의 대기업들이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세탁기나 자동차를 한 대 더 팔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리테일 절대강자인 키움증권은 다릅니다. 야구장과 롤파크를 찾는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으로 즉시 유입시킬 수 있습니다.

키움증권이 DRX에 지급하는 계약금은 양사 합의에 따라 비공개입니다. 단 매년 약 110억원 안팎이 소요되는 야구단 스폰서 비용에 비하면 훨씬 낮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키움증권은 야구단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미래의 핵심 자산관리 고객들에게 키움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각인시키는 셈입니다. 이렇듯 롤파크에서 보인 엄 대표의 미소 뒤에는, 비용과 리스크를 지혜롭게 관리하면서 마케팅 효율을 극대화하는 정교한 전략이 발휘되고 있습니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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