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과 중국 관영 인민일보에 따르면 8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보다 확대 발전시켜 조중(북중) 관계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자"고 합의했다. 두 정상은 "조중 친선을 가장 중대한 제1의 전략적 사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양국 관계가 전통적 동맹을 넘어 '전략적 파트너'로 진화했음을 천명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북핵이나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된 언급은 일절 공개되지 않았다. 시진핑이 2019년 6월 방북 당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핵물질·구축함·탄도 미사일 생산공장을 잇따라 방문하며 시진핑의 방북을 핵·미사일 능력을 대외에 과시하는 기회로 삼았다. 중국 측이 정상회담 발표에서 '비핵화' 문구를 뺀 것은 북핵 보유를 사실상 용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 김정은은 "조선은 앞으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중국이 핵심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취하는 정책과 입장을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며 대만 문제에서 분명하게 중국 편을 들었다.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고, 비핵화 이슈의 국제 적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런 김정은의 노림수에 시진핑이 사실상 동조했다는 것은 간단히 넘길 일이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더 강하고 명확한 목소리로 북한의 비핵화를 국제사회에 촉구하고, 대중(對中) 외교를 밑바닥부터 재점검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비핵화로 가야 한다"면서도 "지금은 핵물질 추가 생산 중단, 핵물질 해외 반출 저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개발 중단만 단기 목표로 잡고 협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진핑 방북을 계기로 남북회담은 물론 북미회담 가능성도 좀 더 낮아졌다고 봐야 한다. 우리 정부가 1차 목표로 세운 북한 핵 동결이라도 이끌어 내기 위해선 현실적으로 한미 공조를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 정부는 오는 16~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기간 트럼프와 약식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진일보된 북핵관련 합의를 도출해 내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