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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500→200인분…무료급식소 운영 유지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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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기자 | 최민준 기자

승인 : 2026. 06. 2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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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값 상승에 무료급식 운영난…취약계층은 ‘엎친 데 덮친 격’
사회복지원각, ‘1년 365일 무료급식’ 방점…영양소 내 메뉴 조정
참좋은친구들, 메뉴 유지 안간힘…제공 횟수는 주 3→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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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종로구 원각사 사회복지원각 무료급식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하은 기자
"메뉴는 유지하되 올해부터 무료급식 제공을 주 3회에서 2회로 줄이고, 급식량도 500인분에서 300인분, 현재는 200인분으로 줄여 운영하고 있다. 식자재 물가가 모두 올라 힘든 상황이다, 매월 적자다 보니 조금씩 줄이고 있다."

"같은 영양소 내 메뉴 조정 등으로 가격을 맞춰 보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라도 1년 365일 변함없이 무료급식을 제공하려고 한다."

23일 아시아투데이가 찾은 무료급식소들은 고물가 속에서도 무료급식 운영 유지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최근 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지며 취약계층의 생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가운데, 취약계층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무료급식소들 역시 식자재값 상승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운영 방침에 따라 급식 제공 횟수·분량을 조정하거나 메뉴 구성을 변경하며 각자 다른 방식으로 난관을 헤쳐 나가고 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원각사 사회복지원각에는 무료급식을 받기 위한 고령층 방문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30~40여 개의 좌석이 마련된 급식소는 제공 시작 10여 분만에 가득 찼고, 급식 제공 직후 10~20m 정도이던 대기줄은 12시 쯤에는 40~50m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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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종로구 원각사 사회복지원각 무료급식소에서 급식이 제공되고 있다. /이하은 기자
이날 메뉴는 오징어볶음과 나물, 오이미역냉국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급식소를 나설 때는 간식으로 빵과 음료도 제공됐다.

이날 급식소를 찾은 한 70대 남성은 "이곳이 엄청나게 의지가 된다. 요즘 같은 물가에 밖에서 한 끼 사 먹으려면 아무리 못해도 최소 5000원은 들고, 그마저도 양이 안 차거나 영양소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여기는 영양소를 골고루 챙겨 한 끼를 챙겨주니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60대 남성 방문객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식재료도 가격이 올랐고 그걸 매번 사다가 음식을 해 먹기도 힘들어 혼자서는 한 끼를 챙겨먹기도 힘든 게 현실"이라고 했다.

1993년부터 이곳에서 34년째 무료급식을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원각은 1년 365일 끊임없이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계속되는 물가 상승으로 커지는 식자재값 부담은 후원자들의 후원과 함께 인건비 최소화, 메뉴 조정으로 돌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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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종로구 원각사 사회복지원각 무료급식소 앞에 대기줄이 늘어서 있다. /이하은 기자
사회복지원각은 매일 고정적으로 업무를 보는 인력을 국장과 실장 두 사람만 두고 나머지는 자원봉사자들의 봉사로 채워 나가고 있다. 이곳에는 매월 고정적으로 봉사하는 봉사자들이 있어 하루 20여 명의 봉사자들이 활동한다.

물가 상승에 따라 같은 영양소를 갖춘 식자재 내에서 메뉴도 조금씩 조정한다. 달마다 정기적으로 소고기를 후원하는 사람의 도움으로 월 1회 소불고기는 고정적으로 제공하고, 제육볶음 등 돼지고기는 주 1회 제공한다. 나머지 날에는 닭고기, 해물, 두부, 계란 등으로 단백질을 제공한다.

강소윤 사회복지원각 실장은 "5~6년 전부터 눈에 띄게 물가 올라 운영은 늘 쉽지 않다. 그래도 1년 내내 쉬지않고 무료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계속 방법을 찾고 있고, 오늘까지도 끊임없이 급식을 이어오고 있다"며 "코로나19 유행 당시 모임이 아예 금지되면서 처음으로 열흘 동안 문을 닫은 적이 있는데, 사람들이 찾아와 밥 좀 달라고 문을 두드리더라. 그게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있어 급식이 끊기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강 실장은 지속적인 급식 운영의 또다른 공로자로 장기 후원자들을 꼽았다. 그는 "원각사는 대한민국불교조계종 소속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구조다. 후원자들의 후원이 전부"라며 "34년 간 무료급식 제공을 이어오며 오랜 기간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후원을 해 주는 분들이 있다. 코로나19 당시 위기를 한 번 겪은 만큼 만일을 대비한 비상자금까지 갖춰서 1년 내내 항상 무료급식이 이어지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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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의 한 거리. 참좋은친구들은 이곳에서 매주 2회씩 무료 급식 봉사를 진행한다. /최민준 기자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매주 노숙자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사단법인 '참좋은친구들'은 밥과 국, 고기와 나물 반찬 그리고 김치로 구성되는 메뉴를 유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

1989년 서울역 광장에서 처음 시작된 무료급식은 올해로 37년째를 맞았다. 그러나 매년 감소하는 후원금에 고물가 여파까지 겹치며 사정은 나날이 사정이 악화됐다. 특히 고기 메뉴의 경우 부담이 컸다. 그렇다고 다른 반찬으로 대체할 수도 없었다. 결국 지난해까지 매주 3회씩 열리던 급식 봉사는 올해 2월부터 주 2회로 축소됐다. 제공하는 급식량도 점차 줄일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500인분에서 300인분으로 급식량을 줄인 이후 현재는 200인분까지 제공량이 감소했다. 비슷한 문제로 수 년 간 이용하던 급식소 역시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다.

참좋은친구들은 현재 기존 급식소 옆 거리에서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 점심 급식을 나눠주고 있다. 손환기 참좋은친구들 대표는 "매월 적자다 보니 제공량을 점점 줄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식자재 물가가 모두 올라 힘든 상황"이라며 "후원이 많이 줄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가 문을 닫으면 노숙인들은 어디서 따뜻한 밥을 먹겠나. 노숙인들은 가운데 95%는 건강마저 좋지 않은 사람들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급식 봉사는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다. 이곳저곳에 많은 도움도 청하고 있다"며 "다행히 기업들의 후원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올랐지만 먹는 이들이 부족하지 않게 정성껏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데이터처(KOSIS)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3.1% 높아졌다. 신선식품 역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를 따라 3.1% 증가했다. 특히 곡물의 경우 전년동월 대비 10.1% 급등했고, 축산물도 5.8%, 수산물은 5.0%, 가공식품 공업제품은 4.2%로 줄줄이 올랐다.
이하은 기자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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